민주노총 총파업 돌입… 제2·3차 총파업 예고철도노조 3년 전 역대 최장 파업… 불붙을지 촉각인력 충원·SR 통합 이슈… 손 사장 소통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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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친노동계 성향의 오영식 전 사장에 이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를 이끄는 손병석 사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쏠린다. 손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현장과의 접촉면을 넓혀왔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손 사장의 지속적인 현장 행보가 철도노조의 파업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8일 오후 총파업에 돌입했다. 국회 앞에서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 등을 논의하는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 시각에 맞춰 집회를 열었다. 전주·광주·순천·대구·김천 등에서도 총파업 대회가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노동법 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 폐기 규탄 등 6개 구호를 내걸었다.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 조합원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등 대부분 금속노조 소속이다. 현대·기아차 등 금속노조 핵심노조는 확대 간부만 동참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전국 50여개 사업장에서 1만2000여명이 파업에 동참했다고 파악했다. 민주노총은 애초 5만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문재인 정부는 논쟁적인 (노동)정책에 대해 잠시 전진하는 시늉을 하다 역주행을 거듭했다"면서 "문 정부가 자본가와 같은 편에 선다면 이후 민주노총의 모든 사업 방향은 문재인 정부의 기만적인 노동정책 폭로와 투쟁일 것이며 노정관계는 전면적 단절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오늘 총파업은 2차, 3차 총파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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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철도노조는 오는 10월쯤 현안들이 관철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하는 중이다. 아직은 임금 협상과 수서발 고속철(SRT)을 운영하는 ㈜에스알(SR)과의 통합을 주요 현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임금은 4% 인상을 주장한다. 정부의 지침은 1.8%다. 지금껏 정부 지침을 넘긴 사례가 없는 만큼 임금 협상보다는 인력 충원 문제와 SR 통합이 주된 논쟁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SR 통합 논란은 감사원의 철도안전 감사 결과가 나오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인력 충원 문제는 손 사장이 추진하는 근무형태 개선과도 맞물려 있다. 손 사장은 현재 3조2교대인 근무형태를 4조2교대로 바꾸기 위해 전국 거점별로 시범운영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근무 인력을 늘리려면 장비도 추가 확보해야만 해 비용이 많이 필요하다.
코레일 내부에선 다음 달 15일 이후 분위기가 파업 여부를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레일 관계자는 "민주노총과 철도노조가 파업을 염두에 두고 분위기를 서서히 띄워가는 상황"이라며 "다만 철도 현장에 신세대가 많이 유입되면서 현장 분위기도 예전의 하투와는 사뭇 다르다. 다음 달 중순은 넘어가야 (노조 차원의) 각종 현안 쟁점화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코레일 내부에선 올해 파업 가능성을 반반으로 보고 업무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철도업계 일각에선 올해 코레일 파업 여부의 관점 포인트 중 하나로 손 사장을 꼽는다. 손 사장은 취임 이후 꾸준히 전국 현장을 돌며 직원과의 접촉면을 넓혀오고 있다. 코레일 한 관계자는 "(손 사장은) 취임식도 경기 고양 차량기지에서 하고 곧바로 현장에서 직원과 소통을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12개 지역본부와 사업소를 둘러봤고, 현재도 일주일에 1~2회는 현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무래도 CEO가 현장을 자주 찾아 직원과 소통하면 노사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는다"면서 "요즘도 노조위원장이나 직원들이 CEO나 기관 대표에게 새 신발을 선물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신발이 닳도록 현장을 자주 찾아 소통하자는 의미다"라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