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첫 적자 후 마이너스 전환"국민부담 느는데… 정부, 지급액·기간 늘려 생색"
  • 실업급여 지급액이 역대 최고치를 연일 갱신하면서 재원조달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지만 정부는 올 하반기부터 급여 지급액을 올리고, 지급기간도 늘리는 등 대폭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그동안 적립한 고용보험기금이 2024년에는 모두 고갈돼 보험료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 송언석 의원실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고용보험기금 중 실업급여 계정은 지난해 첫 적자 전환 이후 꾸준히 지출이 수입을 앞지르고 있다.

    지난 5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사상 최고치인 7천5백87억원. 작년 같은달 보다 24.7%(1천5백4억원)이 늘어났다. 지난 6월 지급액은 6천8백16억원으로 전달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같은달 보다는 20.8%가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실업급여 계정은 1조3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실업급여 계정은 2012년 이후 흑자를 유지하며 작년 말 기준으로 총 5조5천2백1억원의 적립금을 유지했다. 하지만 올해 적자 1조3천억원을 포함해 매년 적자폭이 늘어나면 5년을 채 버티기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 정부는 고용보험요율을 올려 재원 확보에 나섰지만, 늘어나는 지급액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실업급여는 근로자와 사업주가 각각 급여의 0.65%씩 내는 고용보험료로 지급된다. 정부는 현행 1.3% 보험요율을 1.6%로 인상해 적자폭을 메우겠다는 생각이다.

    올 한해 실업급여 계정수입은 8조2천억원. 당장 7월부터 고용보험료가 오르면 8천억을 더 걷어 9조원에 육박한다. 계정수입은 꾸준히 증가해 2040년에는 23조1천억원까지 증가한다. 이는 향후 22년간 고용보험료만 73조7천억원을 더 걷어간다는 얘기다.

    보험요율을 현행 1.3%에서 1.6%로 인상하는 '고용보험법 일부개정안'은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는 실업급여 지급액과 지급기한을 대폭 늘리는 등 제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7월부터 실업급여 지급액이 평균 임금의 50%에서 60%로 확대되고, 지급 기간도 90∼240일에서 120∼270일로 30일이 늘어난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지급액은 1인당 평균 127일 동안 772만원에서 156일 동안 898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업급여 지급 기간과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1995년 고용보험제도 도입 이후 처음이다.

    송언석 의원은 "실업급여 기금 고갈은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에 따른 실업자 급증 때문"이라며 "정부 정책 실패로 발생한 것인데 이를 국민에 부담을 전가하고 지급액과 기간 확대로 보기 좋게 포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