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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한국-이스라엘 양국간 FTA 타결로 가장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있어 관세가 철폐되면 현지 판매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아울러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부문에 있어 상당한 기술력을 갖춘 이스라엘과의 협력이 강화되는 측면도 큰 성과로 평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이 한-이스라엘 FTA 타결로 수출 확대 및 기술경쟁력 제고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FTA가 발효되면 우리나라는 수입액 중 99.9%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며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액 100%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양국은 각자 법륨검토, 국회 비준 등의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쯤 FTA 발효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양국간 교역 규모는 수출 14억5000만 달러, 수입 12억7000만 달러 등 총 27억2000만 달러(약 3조2800억원)이다. 수출에서는 자동차가 7억2000만 달러로 가장 규모가 크다.
한국의 수출품 1위인 자동차와 4위 자동차부품은 각각 현행 관세 7%, 6~12%가 FTA 발효 즉시 철폐된다. 이로 인해 현대차그룹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지난해 이스라엘에서 각각 3만8022대, 3만5806대를 판매했다. 현대기아차는 총 7만3929대를 수출하면서 이스라엘 시장 점유율 15.5%를 기록했다. 주요 차종으로는 현대차의 경우 아이오닉, i10, 투싼, i20 등이며 기아차는 모닝(현지명 피칸토), 스토닉, 니로, 스포티지 등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가 토요타를 제치고 이스라엘 현지에서 1위, 기아차는 3위를 달성했다. 1~7월까지 판매대수는 현대차 2만9453대, 기아차 2만3146대 등이다. 자동차 부품도 지난해 3500만 달러 가량 이스라엘에 수출됐다. 대부분 현대모비스 역시 A/S 부품이 해당된다.
이외에도 한국지엠은 작년에 3000여대, 쌍용차는 460여대를 수출했다. 르노삼성은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물량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스라엘과의 FTA 타결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국내 자동차 업계의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스라엘과의 FTA 타결은 국내 자동차 산업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며 “이스라엘 시장이 작기는 하지만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어 호재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라엘은 자율주행 등 미래차 부문에 있어서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FTA 타결로 관련 기술개발 등에서 도움이 되는 부분도 상당히 클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서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직접 나서 이스라엘의 투자 및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달 이스라엘 대통령을 만나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전달한 바 있다. 앞서 현대차는 이스라엘에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 텔아비브'를 지난해 11월 공식 개소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인공지능, 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스라엘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엠디고'와 차량 사고 발생시 탑승자의 부상 상황을 예측해 초기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또 현지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체인 알레그로에 투자도 단행했다. 커넥티드카 부문에서 이스라엘 '오토톡스'에 투자를 실시, 협력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