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 투자…'스타리아' 위탁생산연간 2만대 목표 … SUV, MPV로 확대인니-베트남 공장 이은 전초기지'독주' 중국 전기차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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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그룹
    현대차가 동남아 전기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주요국의 전기차 시장을 장악 중인 중국과의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최근 2025년부터 2030년까지 말레이시아에 약 6800억원(4억 7900만 달러)을 투자하기로 했다. 급성장 중인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생산공장을 구축해 시장 요구에 신속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현지 파트너사 이노콤과 내년 중반부터 현지 위탁생산을 위한 반제품조립(CKD) 방식으로 다목적차량(MPV) 스타리아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 규모는 연간 2만대로 시작해 점차 늘리고, 차종 라인업도 현대차와 제네시스 중·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MPV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로써 현대차는 2022년 구축한 인도네시아 완성차 공장(HMMI), 베트남 CKD 공장, 말레이시아 CKD 공장 등 세 곳의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회원국에 생산공장을 확보하게 됐다.

    아세안은 총인구 6억7000만명, 경제 규모 3조6000억 달러의 거대 시장으로 탄탄한 내수와 저임금·저물가 조건을 갖춰 ‘기회의 땅’으로 꼽힌다.

    동남아 자동차 시장은 과거 일본 완성차 기업 점유율이 90%이 넘을 정도로 일본의 독무대였다. 그러나 일본 자동차 기업의 전동화 전환이 지연되며 발생한 빈틈을 중국 전기차 업체가 빠르게 파고들며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2023년 판매량 기준 태국의 중국 전기차 점유율은 76%로 1위다. 말레이시아(44%), 싱가포르(34%)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42%로 2위에 오른 상태다.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중국 전기차 점유율은 2021년 7%에 불과했지만 2023년 52%가 됐다.

    아세안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와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우선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생산하다가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전기차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지역의 전기차 수요 확대에 대응해 충전 인프라와 배터리 생산시설 등 전기차 생태계 조성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생산 차량을 말레이시아 내수 시장에 판매할 뿐만 아니라, 약 30%는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로 수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