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실적, 작년 두 배 전망… 7년 만에 '최고 성적' 기대감하반기 알제리-미국-이집트 등 '80억달러' 수주 가능성 솔솔
  • ▲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 서울 강동구 소재 삼성엔지니어링 본사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삼성엔지니어링이 올 상반기 2012년 이후 7년 만에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연간 실적 전망도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주가 확실시되는 대형 프로젝트도 대기 중이다. 2010년대 들어 두 차례 겪었던 어닝쇼크 후유증에서 벗어날 전망이다.

    3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삼성ENG는 연결 기준 매출 2조9770억원, 영업이익 2190억원의 영업성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매출(2조5661억원)은 16.0% 상승했으며 영업이익(651억원)은 3.36배 뛰었다.

    상반기 기준 2012년 매출 5조7696억원, 영업이익 3831억원을 기록한 이후 7년간 이어졌던 전년대비 하락세에서 마침내 벗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손익을 반복하던 순이익(1175억원)도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에 비해서는 6배 이상 급증했다.

    주력인 화공플랜트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사업 수행에 따른 원가율 개선으로 시장 기대보다 좋은 실적을 달성했다.

    해외 플랜트 중심의 화공 부문의 경우 2017년 이후 수주한 신규 현장에서의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상반기 1조257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부문 원가율 개선(96.6→90.0%)으로 영업이익률도 4년간 이어오던 마이너스(-)에서 벗어나 2.13%를 기록,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화공 부문은 1조719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1조5687억원보다 9.61%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1253억원에서 1921억원으로 53.3% 급증했다. 역시 원가율이 87.5%에서 84.1%로 낮아지면서 이익률도 7.98%에서 11.1%로 뛰었다.

    특히 상반기 말 PAC(예비공증서)를 수령한 UAE CBDC를 비롯한 해외 악성 프로젝트가 전부 준공되면서 당분간 수익성 측면에서는 특별한 악재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라진성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어닝 서프라이즈 시현만큼이나 긍정적인 부분은 현안 프로젝트였던 CBDC 현장이 마무리됐다는 점"이라며 "펀치 이슈로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이 있지만, 충당금 내에서 감당하기 때문에 향후 추가원가 발생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진단했다.

    연간 실적도 긍정적이다. 연간 매출액은 최근 2년간 머물렀던 5조원대에서 6조2631억원으로 반등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2060억원에서 올해 397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뛸 것으로 예상됐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해외손실이 없는데다 기수주 물량을 바탕으로 매분기 안정적인 이익 개선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반기에만 이미 2000억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 3000억원은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실적 반등에는 최성안 사장의 기량도 한몫했다는 평이다. 최 사장은 30여년 동안 삼성ENG에서 설계와 사업, 조달 분야 등 화공플랜트 전 사업 부문의 요직을 두루 거친 화공플랜트 전문가로 평가 받는다.

    최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난해 초만 하더라도 삼성ENG는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대규모 손실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화공플랜트 발주 감소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때문에 주력 사업인 화공플랜트의 경쟁력 회복에 중점을 둔 인사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과적으로는 최 사장의 선임으로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삼성ENG 측은 "화공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수주를 회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질적 성장이 지속됐다"며 "기술경쟁력을 기반으로 고부가가치 기본설계(FEED) 영역에 진출하고 모듈화, 자동화 등 프로젝트 혁신 작업도 수익개선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 ▲ 이라크 주바이르 프로젝트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 이라크 주바이르 프로젝트 전경. ⓒ삼성엔지니어링

    여기에 하반기 수주 가시권에 들어선 물량들이 적지 않은 만큼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상반기 신규수주액은 1조486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76.2% 급감했지만, 화려한 해외공사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알제리 HMD 정유(25억달러)는 로이스트로 선정돼 있다. 최근 알제리 대통령 및 발주처 회장이 바뀌면서 지연 중이지만, 이르면 3분기 내 수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Early Work 중인 미국 PTTGC ECC(11억달러) 역시 연내 결과가 확실시되며 이집트 PDH/PP(8억달러)와 아제르바이잔 소카르 GPC(10억달러) 등도 10월까지 기대해볼 수 있다.

    FEED를 수행 중인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10억달러), 우즈베키스탄 비료(8억달러) 등의 경우 내년 초까지 EPC 발주 전환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최근 수주 공시한 멕시코의 페멕스 정유프로젝트(14억달러)도 FEED와 일부 상세설계를 수행 중으로, EPC 연계 FEED 수행 수주가 결실을 맺으면서 향후 수주전략 및 수익성 개선에 대한 기대치를 높이고 있다.

    이밖에 사우디아라비아 우나이자(8억달러)와 자푸라 가스처리시설(25억달러) 등도 기입찰 혹은 입찰 예정이다.

    라진성 애널리스트는 "사실상 확보된 수주물량과 관계사 공사, 상대적으로 풍부한 수주 파이프라인 등을 고려할 때 하반기로 갈수록 수주 모멘텀이 강화될 전망"이라며 "중동 산유국의 다운스트림 투자 확대 추세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다운스트림 분야에 강점을 보유한 삼성ENG에 유리한 발주 환경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 사장 부임 이후 재무적인 측면에서도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부채(3조1206억원)를 15.9% 줄이면서 부채비율(259%)이 110%p 낮아졌을 뿐더러 차입금의존도(19.3%)도 68.2%p 개선됐다. 유동비율(94.7%)도 7.06%p 높아졌다.

    이는 상반기 2조~3조원대 매출을 기록한 대형건설사 5곳과 비교해도 높은 개선세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6개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낮아졌다. 특히 차입금의존도의 경우 6개사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ENG를 비롯한 △포스코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SK건설 등 6개사의 평균 부채비율 감소율은 20.5%p이며 차입금의존도는 26.1%, 감소율은 8.72%p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