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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보사 사태, 에이치엘비 쇼크, 신라젠 쇼크 등 바이오 업계에 악재가 잇달아 터졌음에도 불구하고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시장 진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 업계의 잇단 악재로 인해 투심이 악화된 상황 속에서도 바이오기업들의 코스닥 상장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술성 평가(이하 기평) 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던 브릿지바이오는 성장성 특례로 코스닥 삼수에 도전했다.
지난 7월 1조 5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성과를 낸 개발중심 바이오벤처(NRDO) 기업 브릿지바이오는 지난 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다. 통상적으로 거래소는 예심 청구를 받은 후 45영업일 내에 결과를 통보한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증권사나 투자은행(IB)이 성장성이 있다고 추천하는 우량 기업에 대해 자본금 등 상장에 필요한 경영 성과 요건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지난 2017년 1월 이익미실현 상장 요건(테슬라 요건)과 함께 도입된 제도로, 공모로 주식을 취득한 일반청약자에게 6개월 간 공모가 90%의 풋백옵션을 부여하게 된다.
성장성 특례상장은 기술성 평가가 필요 없는 제도이기 때문에 보다 수월하게 상장을 노릴 수 있다. 해당 제도를 통해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인 셀리버리가 지난해 11월 '성장성 특례상장 1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한 바 있다.
올리패스도 성장성 특례 상장에 도전한다. 오는 20일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는 올리패스는 지난 4일 공모가를 2만원으로 확정했다. 올리패스가 '성장성 특례상장 2호' 기업으로 코스닥에 입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술성 특례상장에 도전하는 바이오기업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기술특례상장은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에 대해 외부 검증기관을 통해 심사한 뒤 수익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상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재무제표상 적자가 있더라도 기술의 우수성을 인정 받으면 코스닥 진출이 가능하다.
SCM생명과학은 지난 2일 기평에 통과하면서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SCM생명과학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나이스(NICE)로부터 각각 A, BBB 등급을 통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SCM생명과학은 내년 3~4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테라젠이텍스 관계사인 메드팩토도 지난 7월 기평을 통과해 연내 코스닥 입성을 목표로 기술특례 상장을 추진한다. 메드팩토는 한국기업데이터와 이크레더블 등 한국거래소가 지정한 전문평가기관 2곳으로부터 모두 A 등급을 받고, 지난달 예심 청구했다.
티움바이오는 지난 3월 기평에 통과하고 6월 상장 예심을 청구한 이후 지난달 27일 상장 예심을 승인 받았다. 티움바이오는 연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보령제약의 관계사인 바이젠셀도 내년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목표로 올해 하반기에 기평을 신청할 계획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인 'VT-EBV-201'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고 후속 파이프라인도 임상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어 기평 통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가장 큰 '대어(大魚)'로 손꼽히는 SK바이오팜은 코스피 입성을 노리고 IPO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3명을 신규 선임했다. IPO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사회 제도를 정비한 것이다. SK바이오팜의 IPO 시점은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으나, 향후 주관사단과 협의를 통해 적절한 IPO 시점을 결정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바이오업계에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투자심리가 많이 악화됐다"면서도 "신약개발 바이오벤처의 경우 IPO나 상장 이후에도 임상시험을 진행하려면 꾸준히 자본조달을 해야 하기 때문에 유망 바이오기업들의 신규 상장으로 시장의 신뢰를 되찾고 투심이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