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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헬릭스미스(전 바이로메드)가 골든헬릭스를 출범하는 등 바이오기업들이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을 차리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과 함께 투자 수익을 챙기는 일거양득을 꾀하겠다는 전략으로 비춰진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헬릭스미스는 최근 벤처캐피탈 '골든헬릭스'를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든헬릭스의 자본금은 32억원으로 대표이사는 유승신 헬릭스미스 본부장이 맡았다.
골든헬릭스는 유망한 바이오기업에 대한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고, 다른 바이오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를 도모할 계획이다. 특히, 항암 치료제나 유전자 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후문이다.
모회사인 헬릭스미스의 노하우를 살려 바이오를 전문적으로 취급하지만 향후 IT산업, 4차산업, 콘텐츠 산업 등 여러 방면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게 골든헬릭스의 포부다.
바이오 기업이 운영 중인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은 골든헬릭스뿐만이 아니다. 메디톡스의 메디톡스벤처투자, 차바이오텍의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에이치엘비의 LSK인베스트먼트 등이 바이오벤처 투자를 위해 운영되고 있다.
바이오기업들은 벤처캐피탈을 차리는 목적으로 주로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내세우고 있다.
골든헬릭스도 설립 취지에 대해 "골든헬릭스는 바이오 분야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헬릭스미스의 차별화된 역량을 바탕으로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 상태가 어려운 회사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성장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외부자금을 조달해 투자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바이오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실적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벤처캐피탈은 바이오기업 투자를 통해 높은 투자 수익을 실현했다. 올해 상반기 벤처캐피탈 회수 시장에서는 바이오 분야에서 세 자릿수 내부수익률(IRR)을 상당수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였다.
바이오기업이 운영하는 벤처캐피탈은 일반적인 벤처캐피탈에 비해 바이오 관련 기술에 대한 안목이 있기 때문에 보다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바이오기업이 다른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투자 받는 바이오벤처의 기술유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기업이 벤처캐피탈 사업을 하면 다른 회사 기술도 들여다 볼 수 있고, 외부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으니 나쁠 게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받는 벤처기업들도 (기술유출 가능성에 대해) 의식할 것"이라며 "100% 투명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장치로 관련 계약서를 맺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그런데도 바이오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해당 바이오기업의 신약개발 노하우를 활용해서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바이오벤처 1세대인 헬릭스미스가 신생벤처 투자를 위해 골든헬릭스를 출범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바이오벤처 1세대가 (골든헬릭스를 통해) 신생벤처에 투자하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해당 벤처캐피탈이 수익을 잘 내느냐는 차후의 문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