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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당뇨 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약물이 미국서 허가받으면서 신약가치의 하락이 불가피하게 됐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페글레나타이드와 같은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인 노보노디스크의 '리벨서스'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로 부터 허가받았다.
기존에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는 모두 주사제로, 먹는 경구용 치료제가 허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LP-1 계열의 당뇨치료제는 혈당조절과 함께 체중조절 효과가 뛰어나 상대적으로 저혈당 위험이 낮고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감소에 도움이 되면서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환자의 편의성을 높인 경구제의 허가는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기존에 매일 맞던 주사제의 투약 주기를 주 1회로 늘리면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에 먹는 경쟁약물이 먼저 상업화에 성공하면서 영향을 받게 됐다.
증권가에서는 리벨서스의 허가가 예상됐던 만큼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평가는 어느 정도 절하된 상태라고 보고 있다.
또 추후 임상데이터에 따른 재평가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며, 한미약품이 기존 치료제 대비 우월한 경쟁력을 가진 데이터를 입증해야만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세중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임상 진행이 늦어지거나 이미 시판된 경쟁약물 대비 우월한 임상데이터가 증명되지 않는다면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가치는 계속해 재평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GLP-1 계열 당뇨치료제 시장은 피하주사제인 '트루리시티'와 '오젬픽'이 양분하고 있다.
두 제품 모두 주 1회 투여한다는 점, 경구용 치료제가 상업화 됐다는 점 등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GLP-1 시장에서 이미 선점하고 있는 트루리시티, 오젬픽 대비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차별적 우위성을 입증하지 못할 시 시장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판단해 신약 가치를 조정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