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유' 확정… 7만명 채용·50조 투자 가속신동주 전 부회장, 형제 갈등 촉발… 분쟁 여전 지배구조 마지막 퍼즐 호텔롯데 상장… '프로젝트L'로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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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에 채워진 검찰족쇄가 풀렸다.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집행유예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악몽’이 끝난 셈이다. 그러나 아직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형제갈등’은 남아 있다. 사실상 승부는 났지만, 깔끔한 마무리가 없기에 잠재적 리스크로 여겨지고 있는 것.18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박은 지난 2016년부터 시작됐다. 검찰이 해외 비자금 조성 등 경영비리를 밝히겠다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인 것이다.또 신동빈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에도 연루돼 롯데면세점 특허 인허가를 받기 위해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낸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8개월간 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다.하지만 대법원이 지난 17일 신동빈 회장 등 롯데 전·현직 관계자 9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상고기각’을 택해 원심판결이 확정됐다. 즉, 항소심의 징역 2년6개월, 집행유예 4년 판결이 유지돼, 신동빈 회장은 비교적 자유로운 신분이 됐다.롯데는 경영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집행유예로 출소한 직후 공언한 ▲7만명 채용 ▲50조원 투자 등의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관련된 ‘송사’에서 롯데가 비로소 자유로워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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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신동주 전 부회장이 2015년 7월 신동빈 회장을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에서 해임시키겠다며 촉발시킨 형제갈등은 여전한 위험요인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현재까지도 동생인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그는 총 다섯 차례에 걸쳐 신동빈 회장의 이사 해임과 본인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해왔다. 번번이 현지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은 꾸준히 경영권 확보에 관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또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을 가로막아, 우리나라와 일본의 연결고리가 끊어지는 것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호텔롯데의 최대주주는 일본 롯데홀딩스(19.07%)다. 이를 포함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광윤사 등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99%에 달한다. 호텔롯데가 상장하기 위해선 일본계 주식을 정리해야 하는데, 신 전 부회장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한국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이 지연되는 이유로 투자자를 설득할만한 실적이 아직 나타나지 않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신동주 전 부회장 등의 반대세력에 막혀있는 형국이다.한 재계 관계자는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며 “그러나 99%의 일본 주주들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상장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셈”이라고 언급했다.실제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 초기 ‘프로젝트L’이란 계획을 추진해 호텔롯데 상장을 방해했다. 검찰에 롯데 내부정보를 흘려 수사가 확대되는 단초를 제공했다. 명백한 ‘해사행위’로 2015년 8월부터 시작된 호텔롯데 상장작업을 중단시켰다.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내년 주주총회에서도 경영권 분쟁에 나설 공산이 크다. 그는 한국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일본롯데는 본인이 맡는 분리경영을 주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경영복귀 의지를 꺾지 않고 내년에도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킬 것으로 관측된다.롯데 관계자는 “기업의 경영권은 상법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따라야만 한다”며 “주주를 설득시킬만한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영권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된 행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