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풀어 경기 지탱 '임계점'"설비투자 지표 바닥… 기업하기 어려운 나라 됐다""文 정권 GDP 성장의 3배가 넘는 재정 확대에도 2% 성장도 못지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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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권 출범이후 야심차게 몰아붙였던 소득주도성장이 용도폐기될 운명에 처했다.23일 경제수장들의 말을 정리하면 올해 2% 성장이 쉽지 않다고 시인했다.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4분기에 국내총생산(GDP)이 전 분기 대비 0.97% 정도 증가하면 성장률 2% 달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공식석상에서 기회가 있을때마다 “(한은) 연간 전망치인 2.2% 달성이 녹록지 않다”고 수 차례 언급한 바 있다.세금주도성장 약발 2분기에 끝한국은행은 24일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기 대비 0.4% 성장에 그쳤다는 발표를 내놨다. 그동안 시장이 예상했던 0.5~0.6% 성장에 훨씬 못미치는 기록이다.3분기 0.4% 성장은 무얼 의미하는가. 정부가 ‘데드라인’으로 삼는 2%대 성장률 방어가 물건너갔다는 의미다.올해 성장률이 2%를 넘으려면 3분기와 남은 4분기의 전분기 대비 성장률이 각각 0.65% 이상 나와줘야 달성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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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 성장률이 고꾸라진 이유는 그동안 정부가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렀던 정부 재정지출의 ‘약발’이 끝났기 때문이다.정부는 올해 전체 예산의 65.4%를 상반기에 풀었다. 반면 3분기에는 전체 예산의 13.5%만 투입됐을 뿐이다.이때문에 지난 2분기에는 정부지출로 인한 경제성장기여도가 1.2%포인트까지 끌어올려졌다. 그런데 3분기에는 정부지출이 줄면서 성장기여도가 0.2%포인트로 크게 꺾였다.우리나라는 제2차 석유파동이 터진 1980년(-1.7%), 외환위기 때인 1998년(-5.5%),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0.8%) 등 3차례를 제외하면 성장률이 2%에 못 미친 적이 없다.설비투자 등 바닥…기업 못 할 상황설비투자, 건설투자, 수출 모두 ‘마이너스 성장’ 행진을 이어가는 등 민간 부문은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다.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그의 SNS에 "한 정권이 경제정책을 잘하고 있는지를 그나마 잘 보여주는 수치는 설비투자 등 투자지표"라며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만들었는지 아니면 기업하기 나쁜 나라로 만들었는지가 경제 정책을 잘 했는지를 확인시켜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지표"라고 설명했다.이경묵 교수는 "기업하기 어렵게 하는 법과 제도, 특히 되돌리기 어려운 법과 제도를 만들면 그 악영향은 10년이 넘게 갈 수도 있다"며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총리나 베네주엘라의 차베스가 취한 정책이 아직까지 그 나라 경제를 짖누르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22일 국회에서 했던 시정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을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때문에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실패했음을 자인한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는 그의 페이스북에 "올해 2% 성장 못할 것이라고 내가 언론에게 공공연하게 말하면서도 틀리기를 바래왔다"며 "기업인들이 투자와 고용을 회피하는데 정부가 일자리 분식 통계로 고용률을 끌어 올리는데 분명히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한 결과"라고 지적했다.이병태 교수는 "경제상황이 엄중해서 확장적 재정이 필수라고 하는데 세계 경제가 크게 확장하던 2017년에도 확장적 재정을 썼다"며 "문재인 정권이 GDP 성장의 3배가 넘는 재정 확대를 해 왔는데 (경제성장률)이 모양이면 이제 무능함을 자백함이 먼저 아닌가"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