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만 사용시 혜택 없어… 프리미엄 고속버스 제외서울~천안·평택·여주, 대전~천안 등 6개 노선 시범도입
  • ▲ 고속버스 터미널.ⓒ연합뉴스
    ▲ 고속버스 터미널.ⓒ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최대 36.7% 할인혜택을 볼 수 있는 고속버스 정기권을 선보였지만, 실질적인 혜택은 10%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29일부터 △서울~천안·아산·평택·이천·여주 △대전~천안 등 6개 노선에서 정기권을 시범 판매한다고 28일 밝혔다. 학생 정기권은 서울~여주·이천 노선을 제외한 4개 노선에서 시범운영한다.

    정기권은 통근·통학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주말까지 이용할 수 있는 '30일권'이다. 최대 36%의 교통비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정기권 사용 혜택을 보려면 최소 20일 이상 써야 한다는 점은 굳이 알리지 않았다. 국토부는 주말에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하지만 이는 돌려 말하면 주말에도 적극적으로 정기권을 사용하지 않으면 혜택은 줄어든다는 말이 된다.

    버스업계는 정기권을 '30일권' 한 종류만 내놓았다. 이는 19일 이용분 만큼 고정 할인 혜택을 주고 이후로는 이용 빈도에 따라 혜택을 차등 부여하는 방식이다. 가령 왕복 요금이 1만원이고 주말·휴일 포함 30일간 정기권을 사용했다면 버스비로 3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 정기권을 이용하면 19일에 해당하는 19만원만 내게 된다. 할인율은 36.7%다.

    정기권은 최소 20일 이상 쓰지 않으면 할인 혜택을 볼 수 없다. 문제는 주말·휴일에도 정기권을 쓸 통근·통학자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말·휴일을 제외하고 정기권을 4주간 22일 사용한다고 보면 교통비는 애초 22만원에서 19만원으로 3만원 줄어든다. 할인율은 13.6%에 그친다.

    다음 달부터 내년 연말까지 공휴일을 제외한 평균 평일 수는 21일이다. 할인혜택을 보려고 정기권을 끊었어도 사정상 한 달에 하루이틀만 이용하지 않아도 할인혜택은 기대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프리미엄 고속버스를 이용하는 것도 안 된다.

    국토부는 이런 지적에 정기권을 30일권, 20일권 식으로 세분하는 방법을 고려하겠다고 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재정지원을 하지 않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버스운송업계와 터미널 운영사에 손실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이다.
  • ▲ 버스 기다리는 승객들.ⓒ연합뉴스
    ▲ 버스 기다리는 승객들.ⓒ연합뉴스
    한편 정기권은 사용시작 전날까지 취소하면 전액 환불된다. 1~19일 사용 후 취소하면 남은 일수 잔여금액의 5%를 취소수수료로 문다. 사용 20일 이후부터는 환불이 안 된다.

    가령 정기권 금액이 30만4200원인 서울~천안 노선의 경우 사흘간 이용하고서 취소하면 사흘치 요금 3만420원에 남은 사용일(27일)에 해당하는 27만3780원의 5%에 해당하는 1만3689원을 수수료로 물고 나머지 26만91원이 환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