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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시르 오스만 알루마이얀 아람코 회장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에서 가장 비싼 기업'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가 17일(현지시각) 리야드 증권거래소에서 기업공개(IPO)를 진행한다. 업계에서는 아람코가 최대주주로 있는 에쓰오일(S-OIL)에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람코는 최근 IPO 계획서를 통해 "17일부터 자사주 일부를 사우디의 개인투자자와 걸프 지역 국민, 외국 기업을 포함한 기업 투자자들에게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인투자자 청약은 28일에 마감되며 기관투자자 청약은 12월4일이다. 아람코는 일단 17일에 공모가 범위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최종 공모가는 청약을 마친 12월5일 공지하겠다고 설명했다.
아람코는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상장 규모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아람코의 전체 기업가치가 1조2000억~2조달러 수준이라는 시장 평가 등을 감안할 때 지분 5%만 시장에 내놓아도 750억달러 안팎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셈이다.
이는 사상 최고 상장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2014년 미국 뉴욕증시 상장 당시 250억달러를 조달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최고 기록을 갖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 자금으로 석유 중심의 자국 산업구조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앞서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6년 탈석유 경제정책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아람코의 전체 지분 가운데 5%를 상장해 1000억달러를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아람코는 전 세계 산유량의 10%(일간 약 1000만배럴)를 담당하는 최대 에너지 기업이다. 지난해 순이익만 1111억달러를 달성했고,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 2440억달러, 순이익 680억달러를 기록 중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아람코의 IPO가 에쓰오일의 가업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으로 자회사나 관계사의 IPO의 경우 모회사나 주요 주주의 투자가치 재평가 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어느 정도 영향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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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사진.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에쓰오일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는 아람코다. 아람코는 1991년 쌍용정유(현 에쓰오일) 지분 35%를 인수, 국내 정유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후 외환위기로 쌍용그룹이 해체될 때 아람코는 쌍용정유 지분 28.4%를 추가 인수하면서 에쓰오일로 재출범시켰고, 2015년 지분율을 63.4%로 끌어올리며 단독 최대주주가 됐다.
1976년 출범 당시만 하더라도 에쓰오일은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아람코과 손잡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 업계의 맹주로 자리잡아갔다. 1997년 에쓰오일은 벙커C유 크래킹센터(BCC)를 완공하고 '고도화 시대'를 열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에서는 원유에서 휘발유와 경우 같은 경질유를 뽑아내는 게 전부였다. 남은 중질유는 '버리는 기름'으로 여겼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BCC를 구축하고 중질유를 재처리해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바꾸는 사업을 개시했다.
BCC는 부가가치가 높은 대신 비슷한 규모의 원유정세시설보다 10배가량 설비투자 비용이 들어간다. 막대한 투자비 때문에 정유사들은 설비를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에쓰오일은 1조원 투자를 감행, 2000년대 들어 최고의 수익성을 갖춘 정유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에쓰오일의 혁신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빛났다. 석유화학 부문 설비를 과감하게 증설,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2011년 1조3000억원을 투입해 합성섬유 기초원료인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석화 시설을 완공했다. 연 180만톤 규모의 PX 생산시설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였다.
석화 사업은 정유업계에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진다.
정유사업은 유가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통상 원유가 정유사에 들어와 정제되고 시장에 보급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유가가 급락하면 휘발유 등 제품가격도 함께 내려간다. 비싸게 산 원유를 싸게 팔아야 하는 만큼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 지난해 유가 급락으로 에쓰오일은 이 같은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반면 석화 사업은 안정적인 캐시카우다. 지난해 에쓰오일 매출 25조원 중 석화 부문(3조)이 차지하는 비율은 14.5%지만, 영업이익은 전체 6390억원 중 3510억원으로, 절반이 넘는다. 정유사가 석화 기업으로 변신을 도모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아람코도 향후 10년간 화학과 천연가스 개발사업에 50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2015년 새로운 석화 사업인 올레핀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지난 6월에는 7조원의 후속 투자를 발표했다. 이들 투자 역시 해당 계획의 일환이다. 올레핀 사업의 경우 설비에 5조원 가까이 투입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석화 투자'로 이름을 올렸다.
COTC(Crude to chemical) 등 석화 크래커 투자 역시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에쓰오일 측은 "COTC 공정의 개발이 거의 끝난 기술이고, 내부적으로 타당성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개발된 신기술을 한 번 더 검증을 거치는 과정인 만큼 도입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낙수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람코가 기술이전과 대규모 추가 투자를 통해 에쓰오일의 복합석유화학시설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번 IPO로 안정적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이 자국 내 비석유 분야 투자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유의미한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