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불구 R&D 비용 1600억원 증가최근 10년간 OLED 30조 투자 관심 집중애플向 공급 확대 기반 중소형 점진적 성장 기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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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진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어려운 경영여건 속에서도 연구개발(R&D) 활동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의 성장 잠재력이 큰 OLED로의 사업 전환을 가속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3분기 기준 R&D 비용은 1조732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5717억원 대비 1607억원 증가했다. 1년새 10.2% 증가한 셈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0.2%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p 늘었다.

    LG디스플레이의 R&D 증가는 실적 악화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적자를 지속한 결과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37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적자 폭이 7500억원 이상 확대됐다.

    매출 비중이 높은 대형 LCD 시장이 중국 기업들의 공급과잉으로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실적 악화의 주 요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OLED 투자를 지속해 재무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실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10년간 OLED에 약 30조원을 투자했다. 이 중 20조원은 대형 OLED, 10조원은 중소형 OLED에 각각 투입됐다.

    경영악화 속에서도 뚝심있게 투자를 집행한 결과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다. 대형 패널의 경우 최근 중국 광저우에 신설한 팹이 가동을 시작하는 등 OLED 전환에 가속이 붙으면서 전환율은 20%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중소형 부문에서는 6세대 플라스틱 OLED 기반의 스마트폰을 양산하고 추가 투자를 단행하기 위한 생산성 확보를 지속 준비 중에 있으며, 중소형 OLED 사업의 본격 확대를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올 들어 중소형 사업에서 괄목할 성과는 애플의 OLED 패널 공급사로 선정된 것이다. 애플은 LG디스플레이의 오래된 납품처였지만, 2017년부터 OLED 패널을 채택한 '아이폰X'을 선보인 후 최근 출시한 '아이폰11 프로' 등 플래그십 모델에 OLED 패널을 탑재하면서 이 분야의 강자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주요 공급사로 군림했다.

    애플 기준으로 보면 LG디스플레이의 공급량은 많지 않지만, 주요 고객사인 계열사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침체된 상황에서 애플향 공급이 회복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기준 스마트폰 패널 매출은 4조1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8201억원보다 7.6% 성장했다. 전세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4.1%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의 경우 애플향 패널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적자폭이 축소되고 있다"며 "내년 연간 애플향 패널 공급 대수는 1900만대까지 증가해 전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