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통위 기준금리 인하… 연 3.25%로 0.25%p↓3분기 제로 성장 우려에 긴축 끝내고 내수회복 택해삼성전자 등 재계 어닝쇼크·잇딴 구조조정 초비상 경제 턴어라운드 시급… "금리인하外 추가대책 나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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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제로(0)'에 그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간 소비와 투자 등이 크게 살아나지 못하면서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본격적인 내수 회복까지는 이르다는 시각이 많아 전문가들은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11일 관계당국 등에 따르면 한은은 이달 24일 3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속보치를 발표한다. 지난 1분기 GDP는 전기 대비 1.3% 증가했지만, 2분기에는 0.2% 감소했다. GDP 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건 코로나19 시기였던 2022년 4분기(-0.5%) 이후 6분기 만이다.3분기 GDP도 암울할 전망이다. 기획재정부 안팎에서는 3분기 GDP가 직전 2분기(4~6월)보다 0.1~0.2%만 증가해도 선방했다는 평을 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심지어 제로 성장에 그쳤을 가능성도 안팎에선 제기되고 있다. 높아봐야 0%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얘기다.4분기(10~12월) 역시 전망이 밝지 않다. 대한상공회의소가 500개 소매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소매 유통업 경기 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80으로 집계됐다. RBSI가 100 미만이면 다음 분기의 소매 유통업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올해 RBSI는 1분기 79에서 2분기 85로 반등한 후 3분기 82, 4분기 80으로 다시 떨어졌다.전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리며 3년 2개월 만에 통화 정책 방향을 전환한 것도 우리나라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내수경기 회복의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내수 부진은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불확실 요소 중 하나로, 장기간 지속된 고금리가 민간 소비와 투자 여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판단이다.올해 상반기 내수 소비가 2003년 이후 가장 위축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통계청의 서비스업 동향 조사 데이터를 분석해 작성한 최근 소매 판매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소매판매액지수(불변지수 기준)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경총은 2020년부터 국내 실질 소비가 계속 둔화한 데다, 최근 수년간 누적된 세계적인 물가 상승 등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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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으로 우리 경제를 최선봉에서 이끄는 기업들 마저 부진한 실적을 거두며 경제 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3분기 '어닝쇼크' 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주가 하락까지 겹치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장(부회장)이 실적 발표 후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로 기술경쟁력과 회사 앞날에 걱정을 끼쳤다"며 사과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삼성전자가 실적과 관련해 사실상의 '반성문'을 낸 것이 처음일 정도로 삼성의 위기감은 전례가 없다.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자회사의 영업·마케팅 직원 약 15%와 행정 직원 최대 30%를 감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뿐만 아니라 KT도 희망퇴직을 단행하기로 했다. 10년 이상 근속한 현장 인력과 정년을 1년 남긴 직원이 대상이다. SK온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희망퇴직은 물론 무급휴직 카드를 꺼내들었다.전문가들은 경제 턴어라운드를 위해 금리 인하와 함께 침체된 민간 소비와 투자 등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추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금리 인하에도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내수 회복까지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금리 조정에 의한 통화정책은 복잡한 경로를 통해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내수로의 본격적인 파급에는 다소간의 시차가 존재하고, 그 파급 효과가 상당 기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 경제는 수출 경기의 회복력이 내수 경기의 진작으로 이어지지 않는 국면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된다"며 "내수 침체를 해결하지 못하면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미래성장 잠재력과 고용 창출력을 확보하기 위해 기업 관련 규제 완화, 신기술·신산업에 대한 금융·세제상 지원 등 적극적인 기업 친화적 투자 환경 조성 노력을 지속하고, 고용 시장의 안정과 금융 시스템의 불확실성 축소를 위해 건설업의 급랭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것이 기업 투자 확대를 이끌고 고용 창출, 소비 진작 등으로 연결되는 경제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최선으로 봤다.특히 가계부채를 줄이는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금리 인하 결정의 마지막 퍼즐인 가계 대출 증가세가 최근 한풀 꺾였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는 것이다.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내려가기 때문에 가계 대출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가계 대출이 너무 많은 상황으로 총량을 줄이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