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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후판과 열연강판 유통가격을 올린다. 4분기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지는 가운데, 제품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 회복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유통업체들에게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1~2만원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해당 품목은 GS강종으로 흔히 수입대응재로 알려져 있다. 가격 인상이 이뤄진다면 포스코 열연강판 수입대응재 가격은 톤당 63~64만원으로 소폭 상승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포스코는 후판 수입대응재도 다음주부터 톤당 1만원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을 전달했다. 해당 품목은 가격 인상 이후 톤당 64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스코가 비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 가격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중국산 수입재 가격이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산 열연강판의 경우 해당품목 유통가격은 최근까지 보합세를 이어오다 지난주 소폭 반등했다. 현재 중국산 열연강판은 톤당 62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그간 약세를 보였던 중국산 후판 가격은 하락세를 멈추고 톤당 60만원 초반 수준에서 머물러 있다. 지난주 중국산 수입재 오퍼가격이 전주 대비 톤당 5달러 오르는 등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가 약해진 것 또한 포스코 가격 정책에 영향을 미쳤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2일 장강 삼각주 지역의 대기오염방지 조치를 발표했다. 통상적으로 대기오염방지 조치가 발표되면 중국 철강사들은 일정 기간 공장의 가동을 멈추게 된다. 다시 말해 감산 효과가 자연스레 생긴다는 얘기다.
여기에 중국 10월 조강생산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한 8152만톤에 그쳤다는 발표까지 더해지며, 중국 철강재 가격은 선물시장을 중심으로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다. 현지 가격이 안정되며 수출가격 또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포스코는 올 3분기 지난해에 크게 못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겼지만, 철강부문에선 7095억원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철강부문 영업이익(1조2946억원)과 비교해 무려 45.2% 감소한 수치다.
향후 전망 역시 밝지 못하다. 수요산업 부진으로 세계 시장의 가격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서다. 포스코는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4분기 불황에 우려감을 드러낸 바 있다.
김광무 포스코 철강기획실장은 지난 10월 24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4분기 들어 세계 각국의 철강재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며 "국내는 동남아 외에도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인도산 초저가 오퍼까지 등장해 가격이 하방압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가격의 안정세는 포스코 가격 인상 방침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계 철강가격의 지표가 되는 중국 철강재 가격이 반등한다는 것은 분명히 좋은 징조"라며 "중국 정부의 기습적인 동절기 감산 정책이 이어진다면, 수요 부진에서도 어느정도 수익성 회복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