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판매 비중 절반 육박… '사계절 가전' 탈바꿈'스탠드형' 선도 LG, R&D 통해 유산균 성장 기술 탑재삼성,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추가… 판매량 10% 성장위니아도 '빙온 숙성' 도입해 점유율 방어 나서
  • ▲ 2020년형 LG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
    ▲ 2020년형 LG 디오스 김치톡톡. ⓒLG전자
    김치냉장고의 소비 트렌드가 최근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김치 뿐만 아니라 야채·육류 등 보관 식품이 다양해지면서 '사계절 가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가전업계도 차별화 기술을 앞세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국내 김치냉장고 판매 비중은 연간 판매량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가 13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 기간에만 약 60만대가 판매된 셈이다.

    김치냉장고는 9~11월 김장철에만 판매되는 계절 제품이라는 인식이 점차 바뀌면서 사계절 가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장 시기와 상관 없이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지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치냉장고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봄철 많이 발생하는 혼수 및 이사 수요 역시 비수기 김치냉장고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김치 뿐만 아니라 야채, 과일 등 신선제품과 육류를 보관하는 용도로 김치냉장고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는 점도 계절 수요를 다변화하는데 한 몫 했다.

    업계에서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보급이 소비 패턴 다양화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스탠드형 제품은 뚜껑형 대비 큰 저장용량은 물론 식품을 넣고 꺼낼 때 허리를 굽힐 필요가 없는 뛰어난 사용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 

    김치냉장고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2001년 업계 최초로 스탠드형 제품을 선보였지만, 현재처럼 상용화되기까지 오랜 기간이 걸렸다. 하지만 점차 스탠드형이 김치냉장고의 표준으로 자리잡으면서 2016년 스탠드형 판매 비중은 60%를 돌파하며 뚜겅형을 뛰어넘었다. 올해는 스탠드형 비중이 8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김장을 포기하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주방의 세컨 가전을 넘어 필수 가전으로 인식되면서 가전업체들의 시장 선점을 위한 차별화 전략도 돋보이고 있다.

    LG전자는 김치냉장고의 본질이 김치를 맛있게 오랫동안 보관하는 데 있다는 것을 감안해 모든 신제품에 디오스 김치톡톡만의 차별화된 신선기능인 'New 유산균김치+'를 기본 탑재했다. 이 기술은 김치의 감칠맛을 살려주는 유산균을 일반 보관모드에 비해 최대 57배까지 늘려 김치를 오랫동안 맛있게 보관해준다.

    또 스탠드형 주요 모델에 냉각, 순환, 유지로 이어지는 3단계 냉기케어시스템을 적용했다. 이 시스템은 냉기를 고르게 뿌려주는 입체냉각, 6분마다 냉기를 순환시켜 온도편차를 최소화하는 쿨링케어, 별도 칸막이를 사용해 냉기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냉기지킴가드 등을 탑재해 냉장성능을 높였다.

    505L 신제품에는 '도어쿨링+'를 탑재했다. 이 기능은 김치냉장고의 도어를 열었을 때 외부의 온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 도어 방향의 식품을 빠르게 냉각시켜줘 김치를 비롯한 음식들을 신선하게 보관해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창원 R&D센터 내 '식품과학연구소'를 개소하고 식품 보관, 발효, 조리기술 개발 등 주방가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투자를 진행하면서 식품에 대한 철저한 이해와 분석을 통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바 있다.

    특히 차별화된 정온기술의 비결로 손꼽히는 리니어(Linear) 컴프레서는 모터가 회전하는 대신 직선으로 운동하는데 동력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이 적어 일반 인버터 컴프레서보다 효율이 18% 이상 뛰어나다. 부품 구조가 단순해 내구성도 뛰어나며 모터의 속도를 자유자재로 구현하는 인버터 기술은 보다 정밀한 온도제어가 가능해 한 세대 앞선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 ▲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삼성전자
    ▲ '비스포크' 김치냉장고.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 시리즈에 김치냉장고도 추가하면서 판매실적이 나날이 상승 중이다. 3도어 김치냉장고의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다. 투박하고 흑백 일색이었던 디자인에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의 '김치플러스 비스포크'는 기존 3도어, 1도어에 이어 최근 4도어 대용량 제품을 추가했다. 3도어와 1도어는 '키친핏'으로 주방 가구에 맞게 빌트인처럼 설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4도어는 '프리스탠딩' 타입으로 최대 584L 여유로운 용량을 제공한다.

    오차범위 0.3℃의 초정온 맞춤보관 기능으로 차별화해 김치는 물론 ▲냉장·냉동 ▲육류 ▲생선 ▲감자 ▲바나나 등 다양한 식품별 보관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위니아딤채도 초정밀 정온 기술과 함께 '빙온 숙성' 모드 지원을 통한 육류 숙성, 이유식 및 샐러드 재료 보관 모드 지원 등을 내세우면서 점유율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식품들로부터 발생하는 냄새를 방지하는 독립냉각 기능도 적용했다. 냉각기가 제품 상단에 적용되는 '톱 쿨링' 방식이 적용된 가운데 1인 가구에 맞춘 1도어 102L 미니제품도 상단 냉장고 덮개에 디스플레이를 장착하는 등 편의성을 강화했다.

    위니아딤채의 지난달 김치냉장고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하는 등 성장가도를 이어가면서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제치고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대세로 자리잡은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제품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비해 저조한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이들 3사의 점유율이 각각 30%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는 만큼 점유율 방어에 신경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사실상 김치냉장고 외에는 경쟁력을 가진 제품이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국내 에어컨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5% 이상의 압도적인 점유율을 가진 가운데 나머지 점유율도 캐리어, 센추리 등과 나눠 가지고 있는 형국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김치냉장고 시장은 2016년부터 대수 기준으로는 정체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대용량 스탠드형 제품의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여기에 과거 구매했던 고객들이 모델을 교체하고, 김치냉장고가 서브냉장고 역할을 하면서 추가 수요가 발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김장 시기와 상관 없이 김치냉장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지속 증가하는 등 세탁기 등과 비슷한 규모로 시장이 성장하면서 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이 수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