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에그샌드위치 브랜드 에그슬럿 도입 준비허희수 전 부사장 부재로 사업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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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이 미국 에그 샌드위치 전문점 '에그슬럿(eggslut)' 론칭을 중단했다. 경기 불황에 따른 외식업 침체 등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로 외식사업을 이끌던 허희수 전 SPC그룹 부사장의 공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PC는 최근 허 전 부사장이 주도했던 에그슬럿 론칭을 잠정 중단했다. 햄버거 브랜드 쉐이크쉑과 같이 매출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지불하는 계약 형식으로 에그슬럿을 운영할 구상이었다.
2011년 창업된 에그슬럿은 푸드트럭으로 시작해 LA와 라스베이거스 등 미국서부를 중심으로 운영 중인 에그 샌드위치 전문점이다. 우유 함량을 높인 브리오슈 식빵 사이에 부드러운 에그 스크램블을 넣은 에그 샌드위치가 대표 메뉴다. 에그슬럿은 지난해 9월에는 일본 도쿄에 진출했고 국내 소비자 사이에서도 미국여행 시 먹어야 될 음식으로 유명하다.
국내 외식업계도 에그슬럿을 모티브로 브랜드를 앞다퉈 론칭하고 있다. 골든하인드의 에그드랍이 대표적이다. 에그드랍은 내용물의 종류와 양에 따라 2000~3000원으로 가성비 높은 가격에 맛과 독특한 비주얼까지 갖추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2017년 본격적인 가맹사업을 시작한 에그드랍은 2018년 39개까지 매장을 늘렸다. 이밖에 도미노피자를 운영하는 청오디피케이도 지난해 에그스탑과 에드셀런트 등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SPC가 에그슬럿을 론칭하더라도 후발주자로서 시장에 자리 잡기가 쉽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SPC가 다수의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가지고 있더라도 외식시장은 경쟁이 심하고 소비자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이다.
SPC의 에그슬럿 론칭 중단은 허 전 부사장의 공백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기 침체로 시장이 좋지 못한 상태에서 허 부사장의 공백이 속도를 내고 있는 외식사업 확대·투자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다. 앞서 SPC는 지난해 9월에는 야심차게 화덕피자 전문점 피자업을 철수시키기도 했다.
SPC의 외식사업을 이끌었던 허 전 부회장은 쉐이크쉑 론칭 당시 뉴욕과 서울을 수차례 오가며 프레젠테이션과 협상을 진행하는 등 브랜드 도입을 총괄적으로 이끌며 주목받았다. 쉐이크쉑 론칭 성공 이후에도 샐러드브랜드, 피그인더가든과 함께 캐주얼 레스토랑과 편의점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간편식 전문 매장 시티델리도 그의 작품이다.
SPC의 외식사업 축소는 그룹내 장기 비전인 글로벌 식품종합기업 도약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허 전 부사장은 외식사업을 강화,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이 속한 제빵가맹 사업은 지난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 지정되면서 외식사업 확장으로 성장동력을 삼겠다는 복안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SPC가 에그슬럿을 론칭했다면 쉐이크쉑 같은 열풍을 이어갔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허 전 부회장의 부재로 속도를 내던 외식사업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