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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무력 갈등 재점화로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1월 효과'가 기대됐던 증시가 안갯속이다. 지정학적 위험으로 투자심리에 민감한 국내 증시가 요동치며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8일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이 이라크 공군기지에 주둔한 미군을 상대로 미사일 보복 공격에 나섰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가 큰폭으로 내려가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 합의 타결로 한숨 돌리며 지난해 말 상승하던 국내 증시는 연초 예상치 못하게 나온 중동발 악재로 다시금 요동치는 있는 모습이다.
지난 12월27일 2204.21포인트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8일 2140선까지 내려가며 상승분을 모조리 반납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1.5%대, 코스닥은 4% 가까이 급락했다.
이란 보복공격 소식에 이날 원 달러 환율도 급등했다. 전일 종가보다 3.9원 오른 1170.3원에 거래를 시작한 후 이날 오전 10원 이상 오른 1170원 후반대까지 올랐다.
미국과 이란 양국이 전면전으로 치닫지 않더라도 양국 갈등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연초에 집중될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1월 기대효과도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중동 지역 이슈로 인해 국내 증시에 불확실성을 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1분기는 중동 정세 관련 소식의 흐름에 따라 변동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B-52 폭격기를 이란 주변에 배치하고, 상륙준비단도 파견하는 등 군사적 충돌 우려가 높아지자 이날은 유럽과 미국 증시가 부진했다"며 "이는 한국 증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란이 미국에 대한 보복을 거듭 천명하면서 뉴욕증시 하루 만에 다시 하락 마감했다"면서 "이란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미국 역시 맞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어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ETF시장에서도 대형주 ETF 중심으로 자산유출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증권가는 미국과 이란 전면전 가능성을 낮게 보고 투자심리에는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분석하면서 중장기 투자자의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란의 미군기지 공습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고 있다"면서도 "이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은 단기 충격으로 제한될 전망이다. 차익실현 욕구 확대 시 오히려 매수 기회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험자산 투자자는 지정학 위험 발생을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 과거 지정학 위험에 따른 주식시장 하락은 길지 않았다"면서 "외국인은 8일주가 하락을 IT 대형 및 중소형주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