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우려 공존… 증권사 신뢰회복 과제부동산PF 정책, 단순 반대 넘어 함께 모색
  • 나재철 신임 금융투자협회장은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발생하면서 불완전판매 문제로 소비자 신뢰가 무너졌다"며 "앞으로 자율규제의 기능과 역할이 제몫을 다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 나재철 금투협 신임회장ⓒ뉴데일리
    ▲ 나재철 금투협 신임회장ⓒ뉴데일리
    나재철 회장은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나 회장은 "최근 라임 사태 등으로 인한 사모펀드 시장 위축 및 투자자 신뢰 저하, 공모펀드의 지속적인 정체, 증권사 부동산 PF규제 도입 등 여러 난제도 산적한 상황"이라면서 "해외투자 및 대체투자의 확대 추세, 금융투자회사의 해외진출 및 금융업권 간 무한경쟁 등 ‘리스크와 기회’가 공존하는 상황"이라고 업계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나 회장은 금투협의 4대 과제를 ▲고령화 시대 효율적 자산관리자로서 다양한 금융투자솔루션 발굴·제공 ▲산업구조 변화 대응·모험자본 조달 ▲규제정책 완화 ▲업계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등을 꼽았다.

    구체적으로, 증권업과 관련 모험자본 핵심 자금중개자인 증권사의 모험자본 확대를 위해 NCR 제도 등 IB업무 역량 강화를 지원할 방침이다. 모험자본의 추가적인 확대를 위해 해외의 건전성 규제를 조사하고, 이를 통해 NCR·레버리지비율 제도 개선방안과  증권사 건전성 규제 발전방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비상장·사모 증권 유통시장을 활성화하고, BDC 등 간접투자기구를 활용한 개인 모험자본 투자 확대도 추진한다.

    아울러 국내 금융투자업을 글로벌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증권사 해외투자 인프라를 개선할 방침이다. 나 회장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해외법인에 대한 신용공여 허용관련 입법의 국회 통과를 이끌어내고, 외화증권 브로커리지 업무의 효율성과 제도 등을 점검·개선해 브로커리지 업무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겠다겠다"고 말했다.

    중소형 증권사의 업무범위 확대와 외국계 증권사의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나 회장은 정부의 PF 규제와 관련해 부동산 규제를 단순히 반대하기보다는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보다 활성화하고 국민경제와 투자자 보호 차원을 고려한 ‘부동산 금융의 건전한 발전방안’을 정부와 함께 모색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나 회장은 "이번 정책은 부동산투자쏠림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생산적 분야로 자금 물꼬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판단한다"면서 "정부의 정책 중 하나인 부동산 직접투자를 간접투자 수요로 전환하기 위해서도 증권사의 역할은 여전히 필요한 점은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견해를 전했다.

    자산운용업과 관련해서도 균형 있는 정책을 펼치겠다고 공언했다. 나 회장은 "협회 정책에 있어서 운용사가 자칫 소홀 시되는 일은 절대로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외화 표시 MMF·BDC 제도화 지원 등 운용사의 신상품출시를 지원하고, IFA·직판·온라인 등 판매채널 다변화도 병행하겠다. 연기금·국부펀드 등의 운용사에 대한 해외 위탁범위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업과 관련 부동산시장의 쏠림현상 완화와 일반 국민의 자산증식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 중인 ‘공모리츠 활성화’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자본시장 세제 선진화 과제를 위해서도 힘쓸 방침이다. 나 회장은 "주식 거래세를 양도소득 과세체계로 전환토록 노력하고, 금융투자상품 전반에 대한 손익통산 허용과 손실이월공제 도입을 중점 추진하겠다"면서 "이중과세 문제 등을 해소하고 손실에 대한 적극적 고려를 통해 혁신기업 등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회 국회 계류 중인 기금형 퇴직연금과 디폴트 옵션 관련 법안의 지속적인 추진도 중점 과제다.

    나 회장은 "현재 퇴직연금은 운용 구조상의 한계와 원리금 보장상품 비중이 90%를 상회하는 문제 등으로 2018년 기준 5년 연평균 수익률이 1.9%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수익률이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하면서 "법 개정 지원을 위해 노력함과 동시에 ‘퇴직연금을 통해 근로자 노후의 자산이 자본시장을 통해 증식’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파생결합펀드(DLF),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잇따라 발생한 불완전판매 문제로 무너진 소비자 신뢰 문제 회복도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다.

    나 회장은 "투자자 신뢰회복을 위해 협회는 자율규제의 기능과 역할이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면서 "정보교류 차단 등의 원칙중심규제 전환에 대비해 내부통제 장치 표준안 마련을 추진하는 등 회원사의 내부통제지원을 위해 균형 잡힌 원칙과 기준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 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와 투자자의 자기책임원칙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제도 및 관행의 개선에 힘을 기울임과 동시에 투자자 교육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혁신 태스크포스(TF)를 통한 협회 조직 재정비도 그가 꼽은 주요 과제다. 현재 금투협은 각 부서에서 인력을 차출해 혁신 TF를 꾸리고 조직 개편을 비롯한 쇄신안을 검토하고 있다. 협회는 이달 내 쇄신안을 마련해 조직개편과 인사 등을 완료할 방침이다.

    나 회장은 "선거 공약으로 약속했던 취임과 동시에 TF 운영을 시작했다"면서 "회원사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 비용 효율화하는 조직, 열정과 소통의 문화가 있는 조직으로 만들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내외부 인사의 효율적 배치와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협회가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과거의 과오는 방치하지 않고 반드시 바로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