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올해 69조 여신공급… 조선 구조조정 마무리"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이 올해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해 우리 경제의 동력인 수출 회복과 기업의 해외진출 지원에 나선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은 20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여신지원 목표를 지난해보다 9조5000억원 확대해 69조3000억원을 공급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적극적인 여신공급 기조를 유지하되, 수치에만 머물지 않고, 자금이 필요한 산업분야와 대상기업이 필요한 때 자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분야별 여신 지원 규모를 보면 ▲혁신성장 8조5000억원 ▲소재·부품·장비 기업 20조원 ▲중소중견 기업 28조1000억원 ▲해외인프라 12조원이다.

방 은행장은 올해 주요 조선사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계획도 밝혔다. 대우조선은 주요 국가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하고, 성동조선은 회생절차 종결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는 "LNG선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기대되는 조선업의 경우 고부가가치 선종에 대한 우리 조선사들이 압도적 시장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중소 조선사는 향후 경쟁력 회복의 토대가 될 수 있는 구조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업계 및 관계기관들과 긴밀한 협조를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해외수주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핵심 전략국이 발주하는 대형 해외프로젝트 수주 지원을 통해 급감하는 해외사업 수주 반등을 견인할 방침이다. 

인도네시아·베트남·인도·러시아·우즈벡·미얀마 등 10개국을 신남방·신북방 중심 핵심 전략국으로 선정해 집중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에 나선다.

방 은행장은 "해외건설·플랜트 수주 회복을 위해 신남방·신북방정책 대상국 등 전략적 지역에 대해 대형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신시장 개척에도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특별계정과 경협증진자금 운용을 본격화하고 사업타당성조사 지원 같은 비금융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방식의 지원을 통해 수주산업의 회복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신남방·신북방 국가 대상 ICT 기반 인프라 지원도 강화한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아시아 우선 지원을 지속하는 한편 인도에 대한 신규지원도 추진한다. 

글로벌 중소·중견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자금공급의 규모와 거래기업수 모두 확대한다. 지난해 4555개 기업에 26조8000억원을 지원했으나 올해는 총 5200개 기업에 28조1000억원을 공급한다.

방 은행장은 "경기침체 지속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는 해외온렌딩 확대나 부진업종 대출금 유지, 금리부담 완화 등을 통해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이사제 도입이 불발된 데 대해서는 "사외이사 심사 과정에서 노조가 추천한 인사도 업무 기여도, 적합성, 전문성 등 동일한 기준으로 심사했으나 최종 선임까지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는 여성 금융전문가가 포함돼야 한다는 내부적 판단이 깔려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기획재정부는 수은이 제청한 사외이사 후보 4명 가운데 유복환 전 세계은행 한국이사와 정다미 명지대 교수를 임명했다.

방 은행장은 "작년 말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일정 규모 이상 되는 기업의 사외이사는 여성 이사를 1명 이상 뽑는 게 의무화됐다"며 "이런 정책 변화가 앞으로 공공기관 관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