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담보 인정 비율 95%→50% 조정특약 제외로 대출 가능 금액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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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H농협생명이 내년부터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한도를 대폭 축소한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 역할을 해온 약관대출의 축소로 금융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2025년 3월 1일부터 종신형 연금보험에 대한 대출 한도를 조정한다. 기존 해지환급금의 최대 95%까지 가능했던 담보 인정 비율은 50%로 낮아진다. 확정형 및 상속형 연금보험은 현행 95% 비율을 유지하지만 종신형 대출 이용자는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내년 1월 1일부터 대출 가능 금액 산출 기준에서 일부 특약사항을 제외할 예정이다. 이로 인해 특정 보험 상품의 대출 가능 금액이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기존 대출 이용자는 담보 비율 조정으로 인해 대출 가능 금액이 초과되더라도 상환기일까지는 기존 조건을 유지할 수 있다.

    NH농협생명의 이러한 조치는 급증하는 약관대출 규모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1금융권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조건이 완화된 약관대출로 자금 수요가 몰린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3분기 말 약관대출 잔액은 70조 7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5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4000억원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약관대출의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납부한 보험료와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하는 대출 상품으로 별도 심사 없이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어 경기 침체 시 중·저신용자들이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인해 일부 고객은 카드론이나 대부업체 같은 고금리 대체 금융 수단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안정화 기조에 따라 일부 조정은 불가피했지만 실제 대출 규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