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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메프(티몬·위메프)의 여행상품 미환급 사태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이하 조정위)가 집단분쟁조정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판매사와 PG사(결제대행사)는 책임 비율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티메프의 회생절차와 조정안의 법적 강제력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 피해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5개월째 이어진 티메프 사태… 환급은 여전히 난항
지난 19일 조정위는 티메프 여행·숙박·항공 관련 집단 분쟁조정 사건에 대해 티메프는 결제 대금의 100%를 환급하고 판매사는 최대 90%, PG사는 최대 30%를 연대해 환급하라고 결정했다.
집단분쟁조정 신청 소비자는 총 8054명, 미환급 대금은 약 135억원이다. 피신청인은 티메프를 포함한 여행·숙박·항공 판매사 106개, PG사 14곳이 조정대상이다.
조정위는 티메프의 판매대금 전달 실패를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티메프에 전액 환급 책임을 부과했으나, 현재 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티메프는 사실상 환급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에 조정위는 피해자가 회생절차에서 채권 신고를 통해 환급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
소비자들은 조정안을 수락한 판매사와 PG사를 대상으로 환급을 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판매사는 전자상거래법상 계약 당사자로서, PG사는 전자상거래 생태계의 주요 참여자로서 각각 환급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조정위의 판단이다.
조정위는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제공 업체와 갤럭시아머니트리㈜는 소비자가 계약 내용을 이행받지 못했음을 증빙하면 대규모 부당 거래를 제외하고 환급을 진행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나머지 당사자들에게도 신속한 환급 절차 이행을 주문했다.이번 조정 절차는 올해 8월 초 소비자들의 집단분쟁조정 신청으로 시작됐으며 9월 30일 공식 개시됐다. 조정위는 3차례의 집중 심의와 13차례의 간담회를 거쳐 티메프와 판매사, PG사 등 이해 당사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상품의 환불은 처리됐지만 여행 관련 상품은 복잡한 거래 구조와 법적 책임 문제가 얽혀 피해가 지속되고 있다.
조정위는 "이번 결정을 통해 소비자들의 피해와 상처가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전자상거래의 안전성과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정안 법적효력 없다… 소비자 "민사소송까지 고려"
티메프 환불 사태의 조정안이 수용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지며 소비자들은 민사소송이라는 복잡한 절차를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판매사와 PG사 모두 조정안의 책임 비율에 반발하며 조정 성립을 거부하고 있다.
조정위가 제시한 조정안은 법적 강제력이 없어 당사자가 수락하지 않을 경우 추가 절차는 진행되지 않는다. 결국 소비자는 민사소송을 통해 환불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예정이다. 소비자원은 이에 대비해 소송 지원비 1억원을 내년 예산안에 반영했지만 시간적·경제적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조정안에서 제시된 환급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코로나로 장기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여행사들이 이를 추가적으로 감당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PG사 관계자 역시 "PG사가 전자상거래 시장 참여자로서 일부 책임이 있는 것은 인정하지만 카드사 등 다른 시장 참여자와의 형평성 문제는 간과됐다"며 조정안 수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조정안이 불발될 경우 환불 절차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조정안 수락 여부가 결정되어야 하지만 이해 당사자 간 의견 차이가 커 조정이 성립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조정위는 연말까지 판매사와 PG사에 피해자 명단과 결제 금액 목록을 담은 결정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소비자기본법 제67조 2항에 따라 당사자들은 결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시간이 촉박한 상황에서 조정 불성립 시 소비자들은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피해자 단체 검은우산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소송 지원금이 지원되더라도 피해자들이 감내해야 할 심적 고통과 시간적 부담은 여전히 크다"며 "억울함과 지친 마음을 가진 피해자들에게 더 이상의 고통이 전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피해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