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서 제작한 패널·블록형 구조체를 현장서 제작하는 방식숙련기술자 고령화 및 청년유입 감소 대안에 '모듈러 전환'
  • ▲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최근 주택 분야를 중심으로 모듈러 건설이 산업 혁신 방법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장 투입인력을 줄이고 생산성 향상, 공기 단축 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일 '모듈러 건설과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 방향'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모듈러 건설이란 공장에서 제작한 패널, 블록형 구조체 등을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뜻한다. 

    박희대 부연구위원은 "모듈러 건설은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 조달과정 혁신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라며 "우리 건설산업이 직면한 숙련기술자 고령화, 청년유입 감소, 생산성 침체 등을 고려할 때 중장기적으로 산업이 지향해야 할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싱가포르와 영국의 경우,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모듈러 건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 차원에서 ‘모듈러 전환’을 위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싱가포르는 건설산업 구조전환 계획 일환으로 모듈러 분야를 육성하고 공공공사의 40%를 모듈러로 조달하는 한편, 관련 전문인력 3만 5000명 육성도 추진 중이다.

    영국도 신속한 주택건설 및 인프라 공급을 위해 모듈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건설기업의 모듈러 전환을 위해 주택건설기금 활용, 모듈러 기술개발 투자기업의 세제 혜택 지원, 모듈러 건설 확산에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는 기존의 건설 보증체계, 조달 방식, 비즈니스 모델의 개선을 추진한다.

    모듈러 건설이 건설 생산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면서 해외에서는 기획·설계·구매·시공의 가치사슬(Value Chain)을 따라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기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발주제도와 계약방식, 설계기준 등은 모듈러 건설을 도입하기에 제약이 많은 편이다.

    일례로 네덜란드 기반의 글로벌 호텔 체인 시티즌 엠(Citizen M)은 신규 호텔 건설에 소요되는 공사 기간의 단축 및 공사비 절감, 현장점검 및 유지보수 효율화를 위해 모듈러 건설방법을 채택하고, 모든 공급사슬을 디지털화해 조달 과정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모듈러 방식 확산에 따라 이를 수행하는 기업들이 프로세스의 효율화 및 최적화를 위한 역량의 내부화 및 전략적 제휴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는 최근 LH와 SH 등 공공 주도로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확대될 전망이나, 민간 부문을 포함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설계 기준 및 발주 방식 등 제반 여건의 개선이 필요하다.

    박 부연구위원은 "현재 국내에서 모듈러 건설은 블록형 구조체를 활용한 공동 주택 부문에만 집중돼 있다"며 "산업 모듈러 전환을 위해 국가 차원의 중장기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개별 기술의 활성화를 위한 제도 및 기준의 개선과 함께 스마트 건설이 가능한 산업의 생태계 구축 관점에서의 정책 수립과 지원이 동반돼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