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證 986억원(36%↑)·하이證 849억원(96%↑), 한양·SK證도 역대급사업 다각화 결실, 기업·인수금융 시장에서도 견고한 수익 이어갈 듯연말 조직개편·자본확충으로 올해도 IB 역량 강화 집중…실적 견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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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증시 부진에서도 초대형 증권사들이 호실적을 이룬 가운데 자기자본 1조원 안팎의 중소형 증권사들도 사상 최고 실적을 이뤘다. 성공키워드는 활로 모색을 위한 IB부문 등 사업다각화다.

    13일 국내 중소형 증권사 경영 실적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 986억원, 하이투자증권 849억원, 교보증권 834억원, 유안타증권 809억원, 현대차증권 718억원, IBK투자증권 632억원, DB금융투자 586억원, KTB투자증권 501억원, 유진투자증권 413억원, SK증권 314억원, 한양증권 221억원 등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지난해 1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대 중형사로 성장한 한화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36.1% 증가한 986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턴어라운드한 지난 2017년과 비교해서도 80%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자본 체력 확대를 통한 체질 개선을 통해 트레이딩을 비롯해 IB와 자산관리(WM) 등 각 부문에서 자본 여력이 확대되고 상품 다양화가 가능해지면서 전반적으로 실적이 증가했다는 평가다.

    전년 대비 가장 눈에 띄는 성장을 이룬 곳은 하이투자증권이다. DGB금융그룹 편입 후 첫해인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95.7% 늘어난 849억원이다. 2017년 63억원에서 2018년 434억원에 이어 지속적인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그룹 순익의 23%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가 됐다.

    지난 2018년 실적을 끌어올렸던 IB·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이 지난해에도 수익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현대차증권과 KTB투자증권도 전년 대비 지난해 순익이 크게 늘었다. 현대차증권은 2017년 502억원, 2018년 506억원에서 지난해 42.1% 증가한 718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IB부문에서 1000억원, PI부문에서 669억원의 순영업순익을 기록하는 등 관련 부문의 성과가 도드라졌다. KTB투자증권은 국내외 부동산·해외대체투자 등 IB 부문의 상승세를 보이며, 전년 대비 45.7% 증가한 501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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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보증권과 IBK투자증권의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교보증권은 지난 2017년 733억원, 2018년 733억원에 이어 지난해 전년 대비 7.9% 늘어난 834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IBK투자증권도 2017년 354억원, 2018년 570억원 순익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632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증권은 장외파생·IB 부문의 선전을, IBK투자증권은 중소·중견기업 특화금융 등 IB 부문에서의 선전을 호실적의 이유로 평가했다.

    절대 규모 면에서는 작지만 1년새 여느 중소형사보다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증권사는 단연 SK증권과 한양증권이다.

    SK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018년 139억원에서 125.4% 증가한 314억원을 기록했다. 한양증권은 2018년 47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76.1% 늘어난 221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렸다. 두 회사 모두 IB·채권 부문 실적이 성장을 견인했다.

    반면 유안타증권과 DB금융투자,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익은 전년 대비 마이너스 성장했다.

    유안타증권은 IB 영업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증대되면서 2017년 707억원에서 2018년 1047억원으로 성장했지만 지난해에는 22.7% 줄어든 809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대외환경 악화로 인해 리테일 수익이 줄어들면서 전체 실적이 주춤했다. DB금융투자는 지난 2018년 631억원으로 순익이 급등했지만 지난해 586억원을 올리는 데 그쳤다.

    유진투자증권은 2017년 이후 지속적으로 당기순익이 줄어들고 있다. 그해 561억원에서 2018년 46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전년 대비 11% 감소한 413억원으로 집계됐다. DB금융투자는 지난해 전년 대비 7% 줄어든 586억원을 기록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주식시장 거래대금 축소에 따른 수탁수수료 감소 때문이라고 밝혔다.

    초대형사들의 실적 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하지만 지난해 증시 부진 속에서도 중소형사들의 플러스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사업다각화에 따른 결실이다. 지난 2018년 이후 연속 흑자로 강화된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특히 IB 실적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수익 개선을 이끌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중소형사들도 올해 자본 확충과 조직 개편 등을 통해 IB 부문 역량 강화에 더욱 공들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연말 2175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 올해 1분기 내 마무리를 통해 자기자본 1조원 규모 대형 증권사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ECM(주식자본시장)실 내 종합금융팀을 추가로 신설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는 등 IB 부문 경쟁력 강화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차증권도 지난 10월 1036억원 규모의 증자를 결정, 올해 상반기 내 자기자본 1조원에 진입할 예정이다.

    특히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던 증권사들도 IB 조직 역량 강화에 나서며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이다.

    유안타증권 글로벌인베스트먼트(GI) 부문과 IB 부문 내 종합금융본부 등을 신설하고 외부 전문인력을 수혈했고, 유진투자증권은 IB사업의 확대 및 육성을 위해 IB본부를 IB부문으로 격상하고 기존 IB본부 내 4개실을 본부로 상향 개편하는 한편 IB사업추진팀과 대체투자팀 등 2개팀을 신설했다. 아울러 IB본부장 김철은 전무를 부사장(IB부문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한양증권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IB 부서를 4개 더 늘리고, 부동산 PF 중심의 특수IB센터도 신설했다.

    중소형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증권사 실적에서 IB 부문의 이익 기여도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초대형IB가 선전하는 시장에서 중소형사 역시도 IB 부문 내실화를 통한 역량 강화 등 사업 다각화는 필수"라고 말했다.

    IB 실적 견인을 통해 올해 증권사 실적도 낙관적으로 점쳐진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2020년 시작부터 이란의 지정학적 리스크 부각 등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IB를 통한 성장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면서 "증권사 IB가 부동산 PF에만 특화된 것이 아닌 기업금융 및 인수금융 영역으로도 확대해나가고 있어 관련 수익은 견고한 수준을 이어갈 것이다. 증권사들도 IB 중심 인력을 충원해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