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충전 인프라 운영' 사업목적 추가회사채 흥행… 물류 거점투자+M&A
  • ▲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PCTC). ⓒ현대글로비스
    ▲ 현대글로비스 자동차 운반선(PCTC). ⓒ현대글로비스
    현대글로비스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신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 이번에는 전기차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과거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 무산으로 발묶였던 중장기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대글로비스는 정관의 사업 목적에 '전기차 및 관련 충전 인프라 운영 및 관제서비스업'을 추가한다고 18일 공시했다. 이같은 정관 변경을 포함한 재무제표 승인과 이사 선임 등은 다음달 19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신설 사업에는 전기차 관련 충전 인프라 외에도 고압가스 저장 및 운반업, 험물 저장 및 운반업, 타 위 각항에 관련된 부대사업 일체 및 투자 등이 포함된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변경 목적을 신규사업 진행을 위한 사업목적 추가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글로비스는 지난 2018년 미래 신사업 부문을 신설, 모빌리티 서비스 '글로벌 No.1 프로젝트'를 중장기 전략으로 내세운 바 있다. 하지만 주주들의 이견 등을 이유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안이 철회되면서 이같은 전략은 유보상태가 됐다. 

    이후 회사는 신사업 발굴에 집중했다. 지난해 온라인 중고차 사업에 이어 올해 전기차 사업까지 뛰어들면서 카셰어링으로 대표됐던 중장기 전략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주총에서 '온라인 거래 관련 일체의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고 온라인 차 경매 사업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독자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으로 완성차 해상운송(PCC) 사업 부문에서 비계열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늘리면서 주력 사업을 확대했고,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 나서면서 그룹의 주력 계열사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일각에선 최근 현대차그룹의 모빌리티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와 친환경차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탈바꿈하기로 공언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글로비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지분 23.29%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전략은 CASE, 다시 말해 C(커넥티드)·A(자율주행)·S(공유)·E(전기차)로 요약된다. 자율주행과 카셰어링을 비롯해 전기차까지 개념이 방대한 만큼, 현대글로비스의 사업 방향이 모빌리티와 아예 동떨어져 있지 않다는 관측이다. 

    현대글로비스 관계자는 "이번에 추진하는 사업은 모빌리티와는 무관하다"면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대글로비스는 최근 국내 대표 유통업체와 냉장 전기차 배송서비스 구축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한국전력공사와는 상용 전기트럭 활성화를 위한 충전소 구축 사업에 협력하기로 했다. 친환경 상용차 대중화 시대를 선제적으로 대응해 차질없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다. 

    신규사업을 위한 재원 마련도 한창이다. 최근 현대글로비스가 15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9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글로비스 측은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회사채 추진 배경에 대해 "올해 물류 거점 투자나 M&A 부분에 대해 실탄을 장전하는 개념"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매출 18조2700억원, 영업이익 876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8.3%, 23.4% 늘어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