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소→법인 격상… 한국 마케팅 강화이미 23개 차종 CATL 배터리 채택LFP 30% 이상 저렴… "경쟁 어려워"
  • ▲ CATLⓒ로이터 연합
    ▲ CATLⓒ로이터 연합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이 본격적인 한국 공략에 나선다.

    지사나 사무소가 아닌 현지법인을 세워 독립적인 마케팅 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가뜩이나 전기차 캐즘 여파로 고전 중인 한국 배터리업계로선 또다른 악재가 될 전망이다.

     2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중국 CATL의 한국 법인 설립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기는 대략 연말쯤으로 점쳐진다.

    앞서 CATL은 현대차 납품 등을 이유로 지난 2011년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바 있다.

    배터리 업계에선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이다. CATL은 30% 가량 저렴하고 화재에도 상대적으로 안전한 'LFP' 배터리를 필두로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었다. 

    그간의 기조는 조용히 드러나지 않는 쪽에 방점이 찍혔었다.

    하지만 최근 잇따른 전기차 화재 여파 속에 배터리 실명제가 도입되면서 CATL 제품이 탑재된 전기차들이 드러나자 가격과 안정성을 내세워 아예 정공법을 택한 모양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등에 따르면 CATL 배터리는 한국에서 세 번째로 많이 쓰이는 배터리다. 

    지난 달 기준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106개 차종 중 23개 차종에 CATL 배터리가 사용되고 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35개), SK온(26개)에 뒤이어 세 번째로, 삼성SDI(20개) 보다도 많다. 

    현대차와 기아는 코나, 레이, 니로 등 중저가 소형차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테슬라와 BMW, 벤츠 등도 CATL 배터리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CATL이 한국 전기차 시장에서 비중이 높은 것은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를 생산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FP 배터리는 저렴하지만 성능이 부족해 국내 배터리 3사로부터 외면받았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전기차 캐즘으로 보급형 전기차가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LFP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더욱이 CATL은 중국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속에 가격 경쟁력에서 이미 한국업체과 격차를 벌린 상태고 기술력에서도 손색이 없는 수준까지 오른 상태다.

    CATL은 올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37.8%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CATL이 올해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회사에 공급한 배터리 용량은 137.7GWh로, 한국 1위인 LG에너지솔루션 공급량(46.9GWh)의 2배를 넘는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CATL이 제품 성능이나 브랜드 측면에서 국내 경쟁 업체들에 밀리지 않는다고 판단해 한국법인을 설립하는 것 같다"며 "한국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과 영업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