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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채권 발행이 줄을 잇고 있다.
단기적 수익보다 지속가능성과 장기성과가 중요한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ESG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금융지주사들도 1년 새 4조원 가량 그 규모를 늘렸다.
12일 KDB미래전략연구소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ESG 채권 발행 규모는 지난 2018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5000억원으로 1년 새 4조원(800%) 늘었다.
4대 금융지주가 ESG 채권 첫 발행을 한지 1년 5개월 만에 나타난 성과다.
금융지주들은 조직개편을 통해 ESG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 KB금융과 하나은행은 지난 해 말 ESG 관련 조직을 만들었다.
KB금융은 기존 ‘사회공헌문화부’를 ‘ESG전략부’로 개편해 그룹 차원의 ESG경영체계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지주 이사회 내 ESG 위원회도 만들기로 했다.
하나은행도 경영기획그룹 내 사회가치본부를 신설, ESG 등 사회적 가치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신한금융은 이사회 산하에 사회책임경영위원회를 두고 지속가능경영에 관한 의사결정과 ESG 체계를 확립했다.
우리금융도 DJSI(다우존스지속가능경영지수) 편입을 준비하는 등 ESG 경영 현안을 밀도 있게 챙기고 있다.
금융지주의 ESG 챙기기는 연기금이나 글로벌투자자들이 ESG를 주요 투자평가요소로 고려하고 있어서다.
국내 자본시장의 최대 큰 손인 국민연금도 지난해 말 기금운용원칙을 개정하며 전 자산군에 ESG 투자 확대를 적용할 계획을 발표했다. 금융감독원의 올해 업무계획에도 ESG 우수기업에 금융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ESG채권 자금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혜진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ESG 투자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는 한편 일각에서는 ESG 채권의 재무적 효과와 평가체계 간 일관성, 공시체계의 표준화에 논란이 있는 상황”이라며 “ESG 투자 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검증과 관련 증거의 축적, ESG 평가 체계의 표준화, 정보 공시 제도 개선 등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