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스법 폐지 등 보호무역·자국우선주의 본격화 가능성국내사 반도체공사 위축 우려…화공·원전 호재 전망도대이란 압박 강해질듯…"전후 재건시장 실익 적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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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리스크가 현실화 됐다. 자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전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이 확정되면서 국내건설사 해외수주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업계에선 반도체지원법(칩스법) 폐지와 리쇼어링에 따른 미국내 사업발주 감소, 중동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해외수주도 가시밭길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그나마 호재로 기대되는 우크라이나 재건사업도 유럽건설사 텃세에 국내사 진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조 바이든 정부가 추진해온 반도체지원법(칩스법)의 폐지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해당법안은 보조금을 활용해 글로벌기업의 미국내 반도체공장 건설을 유치하는 정책이다.트럼프 당선자는 선거전 한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보조금을 10센트도 줄 필요가 없다. 관세를 높게 매기면 해외기업들이 와서 돈을 안 받고도 미국에 반도체공장을 지을 것"이라며 해당법안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아울러 트럼프 측은 해외진출 미국기업의 본국 복귀를 유도하는 리쇼어링을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즉 칩스법 폐지와 리쇼어링을 통해 그동안 해외기업들이 가져갔던 일감을 자국기업에 몰아주겠다는 것이다.이경우 보조금을 받아 미국 현지에서 반도체를 생산중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현지사업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이들 그룹사로부터 반도체 생산공장 공사를 수행해온 삼성물산 건설부문, SK에코플랜트 등 건설사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게 업계 시각이다.트럼프 당선을 무조건 악재로 보긴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카멀라 해리슨 부통령 측이 내세웠던 '프렌드 쇼어링'은 미국 진출 글로벌기업간 경쟁을 더 치열하게 만들 여지가 있다"며 "또한 화공플랜트나 원자력발전 쪽은 트럼프 당선이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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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수주 텃밭인 중동지역 긴장도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관련업계에선 트럼프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강경노선을 지지해 하마스나 헤즈볼라 등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이란과의 갈등도 최고조에 이를 가능성이 점쳐진다.실제 트럼프는 2018년 핵프로그램 동결 대가로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이란핵합의(JCPOA)를 파기, 이란 경제난 악화에 일조했다.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불행중 다행으로 주요 발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라크 등은 중동전쟁 중심에서 빗겨나 있다"면서도 "다만 긴장상태가 지속되면 중동국가들의 예산이 신규사업 발주가 아닌 방위산업 등으로 쏠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화석연료산업 부활을 강조해온 트럼프 행정부가 자국내 석유생산을 늘릴 경우 국제유가 하락과 그로 인한 중동국가 재정악화도 고려해볼 부분"이라고 부연했다.그나마 호재로 꼽히는 전후 재건시장도 예상보다 실익이 작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그간 트럼프는 러·우 전쟁 종식을 여러번 언급하며 재건시장 관련 기대감을 높여왔다. 실제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진 이날 오후 우크라이나 재건주들이 일제히 상승하기도 했다.대형건설 C사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시장은 전쟁기간 인적·물적 지원을 지속해온 유럽국가들이 선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지 네트워크든 기술력이든 국내사들이 설 자리는 넓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