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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의 체질개선이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다. 상품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R&D 투자에 집중해 온 효과가 지난해 뚜렷하게 나타났다.
16일 유한양행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4804억원으로, 이 가운데 도입신약을 포함한 상품매출은 803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상품매출 8388억원 보다 4.2% 감소한 수치다.
전체 매출에서 상품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8년 55.2%에서 2019년 54.3%로 0.9% 줄어들었다.
반면 R&D 비용은 더 늘어났다. 지난해 R&D 비용은 1352억원으로 전년 1126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7.4%에서 지난해는 9.1%로 1.7% 늘어났다.
유한양행의 매출액 대비 R&D투자 비중은 ▲2015년 6.4% ▲2016년 6.5% ▲2017년 7.1% ▲2018년 7.4% ▲2019년 9.1%로 최근 5년간 꾸준히 증가해 왔다.
이는 유한양행이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바이오벤처 투자를 늘려 온 원인도 작용했다. 유한양행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20여개 업체에 약 2000억원에 가까운 투자를 단행했다.
해당 업체들의 사업구조를 보면 항암제, 개량신약, 항체신약, 바이오신약, 유전자 치료제, 치과, 신약개발 AI 등 다양하다.
이러한 투자를 바탕으로 유한양행은 2018년 얀센에 폐암신약 '레이저티닙'을 1조 4000억원 규모에 기술수출 하는데 이어 지난해 길리어드, 베링거인겔하임과 비알콜성지방간염(NASH) 치료 신약후보물질에 대한 기술수출을 잇따라 성사시켰다. 해당 계약규모는 각각 약 8800억원, 1조 53억원이다.
이에 따라 유한양행은 지난해에만 기술수출에 따른 기술료 약 232억원이 수익에 반영됐다.
지난해 R&D 비용 증가, 신규 사업 진출, 원료의약품 감소 등에 따른 수익 악화에도 기술료 유입으로 일부 메울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유한양행은 한때 70%에 육박했던 상품매출 비중을 해마다 줄이고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R&D 투자 구조를 안착시켜 성공적인 체질개선을 이뤄냈다"며 "지난해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긴 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