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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내외 금융당국이 쏟아낸 유동성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반등되면서 폭락했던 금융주들이 조금씩 되살아나고 있다. 그럼에도 연초 대비 크게 하회하는 모습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증시 변동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낙관할 수만은 없어 보인다.
27일 오후 시1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7포인트(0.27%) 오른 1690.77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외 금융당국이 쏟아낸 유동성 정책 영향으로 최근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대 상승폭을 보이는 등 회복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연초 2200선을 오르내리던 것과 비교할 때 30% 가까이 빠진 상태다.
최근 3개월간 전체 증시에서 눈에 띄는 폭락을 거듭했던 금융주들도 반등하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KRX증권 지수는 440.93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333.99로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던 지수는 최근 2, 3일간 증시 반등에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연초 639.11 대비 크게 하회하고 있다. 증권 지수의 1개월 수익률은 -22.54%, 3개월 수익률은 -33.32%다. KRX 증권지수를 추종하는 KODEX 증권 ETF는 연초 6590원에서 26일 기준 4630원까지 내려간 상태다. 라임자산운용 사태로 어수선했던 증권업계는 코로나19로 국내 증시가 연일 곤두박질치자 그 여파를 직격탄으로 맞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연초 7450원이던 주가가 26일 종가 5080원으로, 한국금융지주도 같은 기간 7만900원이던 주가가 4만6400원으로 내려앉았다. NH투자증권은 1만2500원에서 8140원으로, 키움증권은 7만9000원에서 6만5300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3742원에서 2580원으로, 대신증권은 1만1950원에서 8150원으로 내려간 상태다.
은행주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대응책 일환으로 금융당국이 기준금리를 인하자 순이자마진(NIM) 악화 우려는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KRX은행 지수는 456.22였다. 지난 19일 52주 신저가인 382.02를 기록한 뒤 일정 부분 반등했지만 연초 은행지수가 708.33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크게 낮다. 지수의 1개월 수익률은 -24.03%, 3개월 수익률은 -39.41%다. KRX 은행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은행 ETF는 연초 7415원에서 26일 종가 기준 4905원, KODEX 은행 ETF는 연초 7215원에서 26일 종가 4775원까지 내렸다.
KB금융은 연초 4만6550원이던 주가가 26일 종가 기준 3만2900원까지 하락했다. 신한지주는 4만2600원에서 2만7350원으로, 하나금융지주는 3만5950원에서 2만1900원으로, 기업은행은 1만1550원에서 7270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보험주도 초저금리로 인한 역마진 확대와 출혈경쟁, 높은 손해율에 따른 우려가 반영되며 고전하고 있다.
지난 26일 종가 기준 KRX보험 지수는 793.47로, 연초 1230.38이던 지수가 대폭 내렸다. 다만 653.54까지 내려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지난 19일과 비교할 때 여타 금융주 지수들과 마찬가지로 점차 개선되는 추세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KODEX 보험 ETF는 연초 6280원에서 지난 26일 기준 4200원까지 하락했다.
삼성생명은 연초 7만3100원이던 주가가 지난 26일 기준 4만2400원까지 주저앉았다. DB손해보험은 5만100원에서 3만1850원으로, 코리안리는 9060원에서 6480원으로, 메리츠화재는 1만7150원에서 1만1550원으로 내렸다.
최근 금융업계가 잇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자사주 소각으로 발행 주식수를 줄이지 않는 이상 주가 부양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코로나19로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우리금융지주는 3만4164주, 하나금융은 9844주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NH투자증권 정영채 사장은 5000주, 미래에셋대우는 1300만주, KTB투자증권 최석종 사장은 5만5000주,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는 4만3700주 등을 취득했다. 전영묵 삼성생명 대표이사는 6000주, 강성수 한화손해보험 대표는 7만2000주, DB손해보험은 354만주 등을 매입한 바 있다.
증시 반등 역시 마냥 낙관할 수만은 없다. 증시 상황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높은 변동성에 대해 여전히 우려를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진행된 통화정책으로 리스크 지표들이 일단 진정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은 변동성이 높다는 점에 대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연구원은 "3월 이후 본격적인 통제 상황이 진행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지표 악화 정도에 대한 추산이 아직은 정확치 못한 상황"이라면서 "코로나 확산 및 치료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인 만큼 변동성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 전환이 아직 요원해 변동성 감소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며 "S&P500 변동성 지수(VIX)가 여전히 높은만큼 지수 바닥 확인 후 본격 반등을 위해 VIX 급락을 동반한 미국 시장 반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