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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상위제약사들이 힘든 환경 속에서도 공격적인 R&D 투자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제약사들은 대부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 10%을 넘어섰다.
특히 제약업계 매출액 1·2위인 유한양행, GC녹십자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R&D 투자를 확대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보다 22.7% 증가한 1382억 2200만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9.3%으로 전년 7.4%보다 늘었다.
유한양행은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연매출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 지난해 힘든 환경 속에서도 R&D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유한양행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 4804억원으로 전년 대비 2.5%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25억 3576만원으로 75% 급감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382억 2200만원을 투자해 전년 대비 22.7%나 늘렸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7.4%에서 9.3%로 늘었다.
GC녹십자도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02억 5454만원으로 전년 대비 19.7% 급감한 와중에도 연구개발비는 1506억 7700만원으로 3.3% 늘렸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1%에서 10.9%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한미약품은 매년 매출액의 20% 가까운 금액을 R&D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는 제약사다. 한미약품은 지난해에도 높은 R&D 투자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호실적을 기록했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8년 19%에 이어 지난해 18.8%로 높은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을 유지했다. 투자금액 기준으로도 지난해 2097억 7900만원으로 상위제약사 중 최다 액수이다. 한미약품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 1136억원, 1038억 7785만원으로 9.6%, 24.3%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전년 대비 14.2% 증가한 1405억 6937만원을 투자했다.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도 지난해 14%로 전년 13.1%에 비해 증가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 1134억원으로 전년 대비 8% 늘고, 영업이익은 446억 8710만원으로 61.9% 급증했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제약업계 1조 클럽에 입성한 종근당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1380억 2600만원을 투자했다. 이는 전년 대비 19.7%나 늘린 금액이다.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 비율은 12.8%로 전년 12.1%보다 소폭 늘었다.
이처럼 공격적으로 R&D 투자를 늘린 탓에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액이 1조 7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745억 7561만원으로 전년 대비 1.5% 줄었다.
지난해 6123억 106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동아에스티는 연구개발비에 전년 대비 0.2% 증가한 769억 7500만원을 투입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용은 12.6%에서 13.5%로 늘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상위 제약사를 중심으로 기존 제네릭 위주의 영업에서 탈피해 R&D를 통한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R&D가 궁극적으로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제약업계 전반으로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