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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데믹(범유행) 상황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이 14일(현지 시각)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내놨다. IMF는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마이너스(-)1.2%까지 낮춰잡았다. 전망이 현실화한다면 IMF 외환위기가 발생했던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하게 된다.
국제신용평가사나 경제분석기관 이외 국제기구에서 내놓은 전망치에서 역성장을 예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2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로 제시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9일 0%대 플러스 성장을 전망했었다.
IMF의 이번 전망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특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무역의존도는 75% 수준이다. -
IMF는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3.0%로 내다봤다. 지난 1월 전망치(3.3%)와 비교하면 석 달여 만에 6.3%포인트(P)나 낮춰잡았다. 1930년대 대공황 이래 최악의 경기침체를 우려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지난 1월 전망치와 비교하면 세계 주요국의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질쳤다. 미국은 -5.9%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1월 전망치(2.0%)보다 7.9%P나 급락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3.7%에서 올해는 두 자릿수인 10.4%로 치솟고 내년에도 9.4%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은 -7.5%, 독일과 프랑스는 각각 -7.0%와 -7.2%로 전망했다.
하락 폭을 보면 코로나19 피해가 큰 이탈리아 9.6%P를 비롯해 프랑스 8.5%P, 독일 8.1%P, 미국·영국 7.9%P, 일본 5.9%P, 중국 4.8%P 등이다. 한국은 지난 1월 전망치 수정에서 빠졌기 때문에 지난해 10월 2.2%가 직전 성장률 전망치다. 이와 비교하면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4%P 내렸다. 이는 OECD 36개 회원국 중 하락 폭이 가장 작다.
한국 경제성장률은 주요 20개국(G20) 중 인도(1.9%), 중국(1.2%), 인도네시아(0.5%)에 이어 네 번째다. 이번 보고서에서 전망치를 제시한 109개 국가·자치구 중에서는 22위다.
IMF는 올해 전 세계 무역이 11.0% 줄고 평균 국제유가는 42% 내린 배럴당 35.61달러를 예상했다. 물가는 선진국에서 평균 0.5%,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 4.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
IMF는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4월 기준으로 5.8%로 전망했다. 코로나19가 올 2분기 진정되고 경제활동이 정상화하면서 각국의 정책적 지원을 받을 경우를 가정했다. 올해 역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고려했다.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3.4%로 내다봤다. 올해보다 4.6%P 올렸다.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면 글로벌 경기가 빠르게 반등하는 'V자형'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한국도 그 흐름을 탈 것으로 분석했다.
IMF는 내년 경제 반등 시나리오에도 코로나19 범유행으로 말미암은 전 세계 경제적 손실 규모가 내년까지 총 9조 달러(1경966조원쯤)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