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4월호 "코로나19 확산에 부정적 영향 점차 심화"전산업생산 3.5% 감소… 서비스업 2000년 이래 최대폭 감소
  • ▲ 경제전망.ⓒ연합뉴스
    ▲ 경제전망.ⓒ연합뉴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팬데믹(범유행) 상황에서 한국의 경기 위축이 심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올초만 해도 한국경제의 '부진 완화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넉달만에 긍정적인 진단이 자취를 감췄다.

    KDI는 16일 내놓은 '경제동향 4월호'에서 "2월 전(全)산업생산이 감소한 가운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시장도 위축됐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가 공급과 수요 양쪽 모두에 영향을 끼치면서 제조업과 서비스업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고 했다.

    KDI는 올들어 1·2월호에선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봤다. 하지만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면서 지난달부터는 "경기 전반이 위축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KDI는 이번 보고서에서 2월 전산업생산이 앞선 달보다 3.5% 감소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이 영향을 끼쳤다고 해석했다. 특히 서비스업 생산은 3.5% 줄어 통계를 작성한 2000년 이래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외출·외식을 꺼리면서 숙박·음식점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 등이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광공업생산은 3.8% 감소했다. 제조업의 경우 평균가동률은 70.7%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69.9%)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최저 기록이다. 중국발 코로나19 봉쇄로 자동차 부품 수급에 차질을 빚은 게 제조업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게 KDI 분석이다.

    소비도 꽁꽁 얼어붙었다. 2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감소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면세점·백화점 판매가 쪼그라들었다는 게 KDI 설명이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78.4로, 앞선 달(96.9)보다 18.5포인트(P) 하락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했지만, 앞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건설투자는 건축부문은 여전히 위축돼 있지만, 토목부문은 양호한 흐름을 보인다고 판단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앞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무역의존도는 75% 수준이다. KDI는 올해 경제동향 1월호에서는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의 감소세 둔화에 주목하며 그동안 경기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던 수출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코로나19 범유행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만큼 대외 수요 감소가 세계 공급망 교란으로 이어지면 생산 감소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