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만5000명 급감… 임시·일용직, 숙박·음식업 등 직격탄대구·경북 넘어 전국으로 확산… 무급휴직등 이직자 급증
  •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 발길 끊긴 상권.ⓒ연합뉴스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고용 충격파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가 처음으로 감소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가 서비스업종에 국한하지 않고 제조업으로 번져 제조업 종사자 수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상용직보다 일자리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을 중심으로 충격이 확산하는 양상이다.

    28일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3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 수는 총 1827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만5000명(1.2%) 줄어든 것이다. 사업체 종사자 수가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9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 조사에서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소 폭의 증가를 보인 데 이어 한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코로나19 영향이라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노동자 지위별로 보면 상용직은 1555만2000명으로 지난해보다 8000명(0.1%) 줄었다. 임시·일용직은 164만8000명으로 12만4000명(7.0%), 학습지 교사 등 일정한 급여가 없는 기타 종사자는 107만8000명으로 9만3000명(7.9%) 급감했다.

    사업체 규모별로는 300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292만7000명으로 2만9000명(1.0%) 증가했다. 반면 300인 미만 사업체 종사자 수는 1535만1000명으로 25만4000명(1.6%) 줄었다.

    코로나19로 영세·소규모 사업장에서 고용이 불안정한 비상용직이 실업 위기에 먼저 노출되고 있다는 얘기다.

    산업별로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업(15만3000명)과 학원 등 교육서비스업(10만7000명),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9000명), 여행업과 렌터카업을 포함한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3만8000명), 도·소매업(3만4000명) 순으로 종사자 감소 폭이 컸다.

    특히 전체 종사자의 20%쯤으로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도 감소로 돌아섰다. 1년 전보다 1만1000명 줄었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12월 8000명, 올 1월 2000명 증가했다가 지난 2월 조사에선 제자리걸음을 했다. 감소세는 뚜렷했지만, '마이너스'를 보이진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서비스업뿐 아니라 제조업으로까지 여파가 미치는 것으로 해석된다.
  •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입·이직자 현황을 보면 지난달 입직률은 6.0%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포인트(P) 내리고, 이직률은 7.0%로 1년 전보다 1.2%P 올랐다. 입직자 수는 103만9000명으로 지난해와 비교해 12만7000명(10.9%) 감소했다. 이직자는 121만1000명으로 20만9000명(20.9%) 급증했다. 이직자가 입직자보다 17만2000명 많았다. 지난 2월 조사에서 이직자가 13만7000명 더 많았던 데 이어 차이가 더 벌어졌다. 코로나19로 말미암아 일자리가 줄면서 고용시장 충격파가 더 커졌다는 의미다.

    스스로 퇴직한 자발적 이직은 35만9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9000명(5.5%), 고용계약종료와 구조조정, 해고 등으로 말미암은 비자발적 이직자는 58만7000명으로 7만4000명(14.5%) 각각 증가했다.

    무급휴직을 포함한 기타 이직은 26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11만6000명(78.1%) 급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휴직자' 등이 확산했다는 방증이다. 기타 이직은 숙박·음식업(3만6000명)과 교육서비스업(3만명)에서 증가 폭이 컸다.

    코로나19 확산에 기업이 채용을 미루면서 채용 규모는 88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14만9000명(14.4%) 줄었다. 교육서비스업(6만5000명)과 숙박·음식업(4만3000명)의 채용 감소 폭이 컸다.

    시·도별 종사자 감소율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했던 대구(4.2%)가 가장 높고 다음으로 부산(2.3%), 경북(1.9%), 강원(1.9%), 대전(1.7%), 경남(1.6%), 인천(1.6%), 서울(1.4%), 제주(1.1%), 충남(1.0%), 경기(0.9%) 등의 순이었다. 지난 2월 조사에서는 대구(1000명)·경북(2000명)·경남(3000명) 등 3곳에서만 종사자 수가 줄었다. 3월 들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팔라지면서 전국으로 고용 충격이 확산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