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中 부품수급 숨통·개별소비세 인하에 완충재 역할 톡톡설비투자·건설기성은 증가…경기예측 선행지수 변동치 최대폭 하락美·EU 확산 따른 글로벌 교역위축 영향 내달부터 본격화 전망
  • ▲ 경기 위축.ⓒ연합뉴스
    ▲ 경기 위축.ⓒ연합뉴스

    지난달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이 본격화하면서 국내 생산·소비에 타격이 이어졌다.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은 그로기 상태다. 서비스업 생산은 관련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래 가장 큰 폭의 감소를 보였다.

    그나마 중국산 부품 수급에 숨통이 트이고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로 자동차가 제조업 생산과 소비부문에서 완충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대표적인 경기지표인 동행지수,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개월 연속으로 흐름이 악화됐다.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06.7(2015년=100)로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광공업과 건설업에서 생산이 늘어 0.6% 증가했다. 자동차와 반도체 생산이 낙폭을 줄였지만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서비스업이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광공업 생산은 광업에서 감소했으나 제조업과 전기·가스업에서 늘어 전달보다 4.6%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화학제품(-3.4%)과 의복·모피(-12.5%)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45.1%)와 전자부품(12.7%)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4.6% 증가했다. 자동차 생산 급증이 제조업은 물론 산업생산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해도 무방하다. 2월 중국산 자동차부품 수급에 차질이 빚어졌던 게 해결되면서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 증가도 광공업 생산을 견인했다.

    제조업 출하는 앞선 달보다 6.4% 증가했다. 의복·모피(-19.5%)와 기타운송장비(-6.4%) 등에서 줄었으나 자동차(35.3%)와 반도체(15.5%) 등에서 늘었다. 2월과 비교해 수출은 9.1%, 내수는 4.2% 각각 증가했다. 2월 들어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내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지만, 중국산 부품 수급이 해소된 자동차(44.5%)와 전기장비(13.0%)를 중심으로 내수가 증가했다.

    제조업 재고는 석유정제(12.0%)와 자동차(4.4%) 등에서 늘었으나 반도체(-16.5%)와 통신·방송장비(-11.9%) 등에서 줄어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다만 제조업 재고출하순환도를 분기별로 보면 출하가 0.7%에서 마이너스(-) 0.1%로, 재고는 -2.9%에서 5.6%로 각각 전환돼 출하는 감소하고 재고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분석된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앞선 달보다 0.2% 증가했다. 생산능력지수는 사업체가 정상적인 조업환경에서 생산할 수 있는 최대량을 뜻한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4.1%로, 전달보다 3.4%포인트(P)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2000년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금융·보험(2.6%)에서 증가했으나 숙박·음식점(-17.7%), 운수·창고업(-9.0%), 예술·스포츠·여가(-31.2%), 교육(-6.9%) 등에서 줄줄이 하락해 전달보다 4.4%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을 삼가면서 숙박·음식점과 여행업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 ▲ 3월 산업활동동향 발표.ⓒ연합뉴스
    ▲ 3월 산업활동동향 발표.ⓒ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04.7로 전달보다 1.0% 줄었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승용차 등 내구재(14.7%)는 판매가 늘었다. 반면 화장품 등 비내구재(-4.4%)와 의복 등 준내구재(-11.9%) 판매가 줄었다. 자동차를 제외하면 소매판매는 6.1% 감소했다. 1분기 실적도 -6.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의 바깥출입을 꺼리고 외국인 쇼핑도 줄면서 면세점 판매 등 소비 전반에 악영향이 끼쳤다는 분석이다. 소매판매액은 37조346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 줄었다.

    소매업태별로는 승용차·연료소매점(20.3%)과 무점포소매(4.2%)는 늘었지만, 전문소매점(-15.1%), 백화점(-14.5%), 편의점(-10.9%), 대형할인점(-5.6%), 슈퍼마켓·잡화점(-3.0%)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7.9% 증가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8.1%)와 자동차 등 운송장비(7.2%) 투자가 늘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2.4%), 토목(3.2%) 공사 실적이 늘어 전달보다 2.6% 증가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58.7%)과 주택 등 건축(-12.3%)에서 모두 줄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4% 감소했다. 발주자별로는 공공(-5.6%)·민자(-90.2%)·민간(-17.0%)에서 모두 줄었다.

    경기지수는 2개월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6으로 전달보다 1.2포인트(P) 내렸다. 2008년 2월(0.6P) 이후 12년1개월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달보다 0.6P 하락했다. 2008년 12월(1.2P)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다.

    통계청은 자동차 부문의 기저효과를 걷어내면 지난달 코로나19가 산업활동에 적잖은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유럽 등에서 뒤늦게 코로나19가 확산한 만큼 수출 감소 등 글로벌 교역 위축에 따른 영향은 4월 이후 본격화할 거라는 관측이다.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책은 5월부터 반영될 거라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