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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6대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에도 3조원을 넘는 당기순익을 올리며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코로나19사태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와 금융시장이 냉각된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1분기 성적이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하나‧우리‧기업‧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총 순이익은 3조881억원을 기록했다. 3조982억원을 거둔 전년동기 대비 0.3%(101억원) 하락했다.
신한은행이 1분기 6265억원을 거두며 리딩뱅크를 수성했고, 국민은행은 5863억원을 기록하며 신한을 바짝 추격했다. 하나은행은 5546억원을 기록하며 5060억원을 달성한 우리은행을 제쳤다. 기업은행은 4985억원을, 농협은행은 312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권은 대출은 늘었지만 이자이익은 소폭 증가에 그치며 수익성 하락이 가시화되는 모습이다.
6개 은행의 올 1분기 원화대출금은 1442조30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53%(100조9703억원)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기업은행이 26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93%로 가장 크게 성장했다. 이어 하나은행(8.8%), 신한은행(7.7%), 농협은행(6.6%), 국민은행·우리은행(4.2%) 순으로 증가폭이 컸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극복을 위해 정부가 기업대출을 장려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크게 늘린 영향이다.
반면 합산 이자이익은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올 1분기 6대 은행 이자이익은 8조239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2%(1318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마저도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은행은 이자이익이 역성장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적금 금리의 차이)이 줄면서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도 일제히 떨어졌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분기 1.61%에서 올해 1분기 1.41%로 0.2%포인트 감소했다. 국민은행(1.71%→1.56%), 하나은행(1.55%→1.39%), 우리은행(1.52%→1.38%), 기업은행(1.90%→1.69%), 농협은행(1.78%→1.70%)도 하락세였다.
정부의 은행권 비이자이익 확대 주문에도 불구하고 수수료, 신탁 관련 비이자이익 역시 쪼그라들었다.
6개 은행의 합산 비이자이익은 올 1분기 1조281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8%(2755억원) 감소했다. 우리은행만 280억원 증가하고 나머지 5개 은행은 비이자이익이 역성장했다. 유가증권-외환파생이익이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2분기부터는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될 전망이라 NIM 하락과 대손비용이 커질 것”이라며 “은행들은 리스크-실적관리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