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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요동친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는 전망이 나왔다. 신용위험과 유동성 위험 등 위기를 증폭할 수 있는 '불씨'가 여전히 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표적인 대외건전성 지표인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5년물 기준)은 지난주(4월 27일∼5월 1일) 평균 0.36%포인트로, 3월 중순(3월 16일∼20일·0.51%포인트)보다 0.15%포인트 하락했다.
3월 19일 장중 달러당 1,296.0원까지 올라 1300원 선에 육박했던 원·달러 환율은 같은 날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계획 발표 이후 안정을 되찾았다. 4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환율은 달러당 1218.2원으로 떨어졌다.
코스피는 3월 19일 1457.64로 추락하는 등 굳건한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500선마저 한때 내줬지만, 지난달 29일엔 1947.56으로 올라 저점 대비 34% 반등했다.
지난달 국내 금융시장은 극심한 혼란 국면에서는 가까스로 벗어난 모습이다.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을 중심으로 한 채권시장과 단기자금시장도 불안은 4월 들어 다소 완화한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극도로 커진 상황에서 분 기말 자금 수요와 증권사의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 대응 자금 수요까지 몰리면서 3월 하순 들어 신용경색이 증폭됐다.
다급했던 채권시장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으며 급한 불을 껐다. 이에 금융시장 혼란은 다소 완화됐지만, 5월 이후에도 금융시장 여건은 여전히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우선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여부가 관건이다.
주요국의 이동제한 조치가 3월 중순 이후 본격화했기 때문에 2분기 경기둔화 폭이 1분기보다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 안팎의 판단이다. 주요국의 이동제한 해제가 지연될 경우 3분기 이후 'V자형' 또는 'U자형' 경기 반등은 낙관하기 어렵게 된다는 것.
기업의 신용위험을 중심으로 금융시장의 취약성도 여전히 작은 충격에 터질 수 있을 만큼 안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이 자금을 제대로 조달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기업 부도 등으로 신용위험 이슈가 증폭될 개연성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재정지출로 경제 공백을 메우면서 국채 발행량이 급격히 늘어나게 된 점도 회사채를 발행해야 하는 기업 처지에선 자금 조달 비용을 늘리는 요인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시장이 무너지는 사태는 진정됐지만, 유동성 위험과 신용위험이 여전히 상당하게 번져 있는 상황"이라며 "지속적으로 안정화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당국자도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정책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