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만에 최저…유가하락·기저효과에 '마이너스' 면해코로나19 직격탄 외식 물가 0.8% 상승에 그쳐근원물가 0.3%↑… 외환위기 이후 최저
-
'집콕' 생활이 늘면서 음식재료 소비가 증가해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은 올랐다. 반면 외식·여행 등 서비스물가는 상승률이 0.2%에 그쳤다.
4일 통계청이 내놓은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5(2015년=100 기준)로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0.1% 올랐다. 올들어 석달 연속 1%대 상승을 보였다가 넉달만에 다시 0%대 상승을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0.0% 상승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지난해 물가가 낮았던 기저 효과로 마이너스 물가는 피했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9월 -0.4%로 사상 처음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한 뒤 10월 0.0%, 11월 0.2%, 12월 0.7% 등으로 1%를 밑돌다 올해 1월 1.5%로 올라섰다. 1%대 상승률은 2018년 12월(1.3%) 이후 13개월 만이었다.
-
농·축·수산물은 양배추(101.3%)와 배추(91.4%), 양파(39.6%), 국산 쇠고기(5.4%) 등의 상승 폭이 컸다. 마늘(-24.8%), 고춧가루(-13.7%), 사과(-6.8%)는 가격이 내렸다.
공업제품은 석유류 하락이 눈에 띄었다. 경유(-11.8%), 휘발유(-5.1%)가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이 반영됐다는 게 통계청 설명이다. 정부의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로 승용차(-2.2%) 가격도 하락했다. 종이기저귀(8.2%)와 한방약(6.5%), 햄·베이컨(5.6%), 여자겉옷(2.9%) 등은 지난해보다 올랐다.
전기·수도·가스는 도시가스(3.6%), 지역난방비(3.3%)는 오르고 상수도료(-1.0%)는 내렸다.
서비스 부문은 상승률이 0.2%에 그쳤다. 공공서비스(-1.6%)는 내리고 개인서비스(1.0%) 올랐다. 집세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공공서비스는 택시료(5.0%)와 시내버스료(4.9%), 외래진료비(2.4%)가 오른 반면 고등학교납입금(-64.0%)과 휴대전화료(-1.7%)는 내렸다.
개인서비스는 휴양시설이용료(22.0%)와 보험서비스료(8.0%)가 올랐지만, 학교급식비(-35.8%)와 승용차임차료(-16.0%), 해외단체여행비(-10.1%), 가전제품 렌털비(-8.4%)가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해외단체여행이 줄고, 유례없는 개학 연기로 급식비가 줄어든 게 눈에 띈다. 지출목적별로 봐도 오락·문화(-2.5%)와 교육(-2.4%)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서비스 물가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외식 물가는 0.8% 오르는 데 그쳤다.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지난해보다 0.1% 올랐다. 지난해 11월 0.5%, 12월 0.6%, 올 1월 0.8%로 상승 폭이 커지다 2월(0.5%) 이후 둔화하고 있다. 외환위기 때인 1999년 12월(0.1%) 이후 20년4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체감물가를 파악하려고 지출 비중이 크고 자주 사는 141개 품목을 토대로 작성한 생활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0.3% 상승했다. 식품(1.6%)은 상승한 반면 식품 이외(-0.4%)는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경우가 많아진 탓으로 보인다.
신선식품지수는 1년 전보다 2.9% 상승했다. 생선·해산물 등 신선어개(9.3%)와 신선채소(10.4%)는 올랐고, 신선과실(-6.0%)은 내렸다.
지역별 등락률을 보면 서울·인천·충남(0.3%), 강원·전남(0.2%), 광주·경기·충북·경남(0.1%)은 올랐다. 전북은 보합, 부산·대전·제주(-0.2), 대구·울산(-0.3%), 경북(-0.4%)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