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인수 증가·금융시장 변동성 확대에 경고음파생상품·우발채무,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은행-비은행 계열 증권사별 안전 장치에 차이
  • 코로나19로 인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위험 주의보가 발령됐다.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유상증자 참여 능력과 계열사 내 은행의 신용공여 제공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지만 비은행계 증권사는 위험 인수 수준과 주주의 경상적 지원 능력 등을 고려하면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시작된 대형증권사의 우발채무, 파생결합상품, 해외대체투자 등 주요 위험요인이 향후 신용도 영향에 점검이 필요한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파생결합상품 관련 마진콜 및 헤지비용 증가, 단기자금 조달여건 악화,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자산담보부단기사채(ABSTB)차환위험 증가 등으로 대형증권사의 유동성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또 경기침체 및 투자자들의 위험 회피성향 증가 등을 고려할 경우 사업기반 약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초대형IB 육성으로 증권업계가 공통적으로 자기자본 규모를 늘리고, 수익성(ROE)을 제고하기 위해 고위험·고수익 인수를 추진해온 것이 코로나19라는 큰 변수에 직면했다.

    결국 현재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8개 증권사들이 변수와 위기에 상대적으로 많은 노출위험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비은행계 증권사가 적극적 위험인수로 은행계 증권사에 비해 NCR(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 비율이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왔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은행계 증권사 4곳 모두 과거 규제 수준인 150%를 상회하고 있는 반면 비은행계 증권사는 연결 기준으로 삼성증권과 메리츠증권이 150%를 하회하고 있다.

    증권사 재무 건전성 지표인 NCR은 해당 수치가 높을수록 양호하다.

    증권사가 자체 헤지를 하는 파생결합상품(ELS·DLS)의 경우도 기초자산 하락으로 손실 발생 구간에 근접한 규모가 은행계는 2조5000억원인 반면, 비은행계는 7조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전반적으로 파생결합상품 규모가 큰 가운데 자체 헤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위험 노출이 큰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특히 자체 헤지 ELS·DLS 중 유로스톡스50이 포함된 비중이 70%를 상회하는 가운데, 유로스톡스50 지수의 급락으로 대형증권사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

    김기필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금융평가1실장은 "코로나19 관련 지수·유가·개별종목 등 기초자산의 변동성 확대와 상관관계 증가로 헤지 비용과 마진콜이 증가한 점은 대형 증권사의 유동성 및 수익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자체헤지 비중 60% 초과 ▲자기자본 대비 자체 헤지 비중 80% 초과 ▲유동성 갭 대비 자체 헤지 비중 100% 초과 등 3가지 조건에 모두 들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나이스신평은 또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으로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및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관련 경 기침체로 우발채무의 현실화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 100% 초과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비중 80% 초과 ▲유동성 갭 대비 우발채무 100% 초과하는 경우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4개 사가 3가지 조건 중 2가지 이상을 충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지주회사의 유상증자 참여능력, 계열 내 은행의 신용공여 제공 능력을 고려할 경우 은행계 증권사의 유동성 대 응능력 및 자본적정성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봤다.

    김 실장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시장 경색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 할 신용위험 측면에서 유동성 대응능력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유동성이 약화될 경우 조달금리의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사업기반 위축, 불가피한 자산매각 등으로 증권사의 사업 및 재무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종합적으로 위험인수 수준, 주주의 경상적 지원능력 등을 고려할 경우 비은행계 대형 증권사들의 신용위험에 대한 모니 터링 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또 다른 신평사인 한국기업평가도 지난달 28일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자본시장 변동성 확대는 특히 대형 증권사들의 유동성 및 영업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파생결합증권은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따라 유동성 측면에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