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10년 뒤에도 임금 10% 낮아… 대졸, 전일제 취업률 1%P ↓2분기 고용충격 본격화… 제조업 확산에 취업자수 10만명 감소청년고용률 코로나 전부터 내림세… 정부 일자리에 배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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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청년 고용의 현황 및 정책제언' 보고서를 내놨다.
한요셉 KDI 지식경제연구부 연구위원의 설명을 종합하면 코로나19로 말미암은 고용충격은 현재 취준생에게 10년 이상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앞선 연구를 참작할 때 우리나라는 입직이 1년 늦어지면 같은 나이의 근로자보다 입직 후 10년 동안의 임금이 연평균 4∼8%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했다. 한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경기 상황이 안 좋아 첫 직장 임금이 10% 낮아질 경우 경력 10년차 이후에도 고졸은 같은 나이의 근로자보다 임금이 10% 이상 낮고, 전문대·대졸은 전일제 취업률이 1%포인트(P) 이상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위원은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나 세계 금융위기가 당시 청년층의 고용에 끼친 악영향은 평생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10년 이상은 갔다"고 부연했다.
한 연구위원은 현재 노동시장에 진입하려는 취준생은 미취업 상태가 오래갈 경우 단기적인 임금손실은 물론 취업 후 경력 측면에서도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경기 악화로 경력 초기 직장선택이 제약되면서 경력관리와 자기계발의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취업전선에 뛰어들 후배들과 비교해서도 출발선이 다를 수밖에 없어 제대로 몸값을 받기 어렵고 이직 기회도 제한돼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 연구위원은 "지난 2월 이후 서비스업 중심으로 청년고용이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3월 중순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전 세계로 퍼진 코로나19의 고용 충격은 2분기 이후 제조업을 포함한 전 산업에서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고용 충격이 세계금융위기 때와 유사하다는 전제하에 청년층 고용률 1%P 하락과 취업자 수 10만명 감소를 예상했다. 세계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분기 청년과 30대의 고용현황을 보면 각각 2%P 이상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외 요인으로 시작된 경제위기가 국내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뒤 1분기쯤 지나 본격적인 고용 충격을 체감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위원은 경기 침체에 따른 고용 위축은 청년층에게 더 큰 충격을 준다고 했다. 경영활동이 위축된 기업은 기존 경력 근로자를 내보내는 대신 신규 채용부터 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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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고용률이 수치만 놓고 보면 증가했지만, 관련 통계에선 저출산의 여파로 10대 인구는 줄고 20대 인구 구성비는 늘어난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10대 대부분이 학생이고, 10대보다 취직을 많이 하는 20대 구성비가 늘면 수치상으론 고용률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연구위원은 인구 구성비 변화 요인을 제거하고 보면 우리나라 청년층 고용률은 2016년 말부터 내림세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2016년 4분기 이후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말미암은 서비스업 고용위축과 조선업·자동차 등 제조업 구조조정이 청년 고용 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이후 단계적으로 시행된 정년 연장의 효과가 2017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것도 청년층 고용에 일부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한 연구위원은 정부의 고용대책에 청년층을 위한 지원도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노인 위주로 진행되는 단기일자리라도 미취업 청년층을 배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일자리 대책의 50%쯤을 청년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취업난이 예상되는 최근 졸업생의 경우 IT 분야 등 앞으로 유망한 분야의 교육훈련 기회를 확대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