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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보험사 설계사들의 이탈이 빈번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들은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절반 이상이 1년 이내에 회사를 떠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1개 생명보험사의 지난해 말 기준 13개월 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평균 35%를 기록했다.
13개월 차 설계사 등록 정착률은 보험설계사가 신규로 등록한 뒤 1년 이상 정기적으로 보험모집활동에 종사하는 인원의 비율을 말한다.
21개 생보사 중 11개사는 평균치를 밑돌았다. 처브라이프는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2.17%에 불과했으며 KB생명(12.11%), 푸본현대생명(24.16%), 하나생명(25.64%), DGB생명(27.78%), 농협생명(27.83%), 오렌지라이프생명(28.43%), KDB생명(28.75%) 등이 낮은 수준을 보였다.
삼성생명(30.17%), 메트라이프생명(31.29%), 교보생명(31.54%), 동양생명(32.52%), AIA생명(32.66%)도 평균치를 밑돌았다.
또한 흥국생명(35.8%), 신한생명(37.64%)은 30%대를 기록했고 푸르덴셜생명(43.77%), 미래에셋생명(46.59%), 라이나생명(48.73%), 한화생명(49.31%)은 40% 수준을 보였다. 50% 이상의 보험설계사 정착률을 기록한 생명보험사는 ABL생명(58.21%), DB생명(60.99%) 2곳이다.
1년 이상 활동하는 설계사의 비율이 10명 중 4명이 안 되는 셈이다.
보험사에서 신입 설계사의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지만 업계 불황과 독립법인대리점(GA)채널 여파로 전속 설계사의 이직 움직임이 활발하다. 20개 생보사 중 10개사는 1년 새 설계사 등록 정착률이 하락했다.
특히 전속 설계사 기반이 강했던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은 정착률이 매년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과거엔 비교적 고학력 남성 설계사를 주력 채널로 하는 외국계 보험사들이 설계사 정착률이 높았다.
KB금융지주에서 인수한 푸르덴셜생명은 2016년 12월까지만 해도 설계사 정착률이 56.34%로 절반을 넘겼지만 2017년 12월 48.03%, 2018년 47.49%, 지난해 43.77%로 지속해서 떨어졌다.
신한금융그룹에 편입된 오렌지라이프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0%대를 유지하다가 올해 20%대로 떨어졌다. 오렌지라이프는 내년 7월 신한생명과 통합을 앞두고 있다.
통상 인수 합병 이슈가 있는 보험사는 영업조직이 영향을 받으면서 설계사 이탈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보험 설계사 이탈은 보험 소비자의 계약 담당자 변경으로 이어지는데, 이 과정에서 부당 승환계약이나 불완전 판매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담당 설계사가 사라진 고아계약이 나오면 보험업에 대한 신뢰도도 떨어질 수 있고, 이는 계약 유지율에도 영향을 준다”며 “설계사 정착률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