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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관적으로 전망됐던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선방하면서 덩달아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8일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1분기 경영 실적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1071억원, 메리츠증권은 1023억원, NH투자증권은 311억원,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는 467억원, 현대차증권은 246억원, KB증권은 -1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였다.
미래에셋대우(-36.32%)와 메리츠증권(-27.60%), NH투자증권(-81.87%), 하나금투(-25.04%), 신한금투(-34.03%)는 전년 동기대비 당기순익이 급감했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거나 부합하는 등 코로나19 여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차증권(20.59%)은 현재까지 실적을 공개한 증권사 중 유일하게 전년보다 순익이 늘어나며 선전했다. 반면 전년도 1분기 872억원의 당기순익을 기록했던 KB증권은 올해 적자 전환하며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증권사들이 양호한 실적을 보인 배경은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불안한 증시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개인 투자자들이 폭증하며 수수료 수익은 늘어난 것. 실제 미래에셋대우의 1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은 전분기 대비 62.8%(1586억원), NH투자증권은 68.6%(1032억원) 늘었다.
예상 밖 선전에 증시 부진으로 일제히 급락했던 증권사들의 주가도 대체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7일기준 KRX증권업종지수는 코스피가 1400선으로 주저앉은 3월19일보다 40.49% 상승한 507.48을 기록했다.
가장 큰 회복세를 보인 곳은 현대차증권으로, 같은 기간 기준 79.24% 급등했다. 메리츠증권은 61.38%, 미래에셋대우는 59.48%, NH투자증권은 51.58% 주가가 올랐다. 반면 KB증권의 실적 악화 속에 지주사인 KB금융의 주가는 저점 대비 불과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충격이 본격화되는 2분기 전망은 더욱 녹록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당국이 건전성 규제인 순자본비율(NCR) 부담을 완화하고 유동성 공급 정책을 내놓는 등 불확실성이 축소되고 있지만 올해 2분기 실물 경제 지표 악화 등 우려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예상했다.
또 강 연구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차환 발생의 어려움과 단기 유동성에 대한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이라면서 "코로나19로 인해 2분기에도 신규 딜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2분기에는 신규 PF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고 예측했다.
정 연구원은 "신규 PF의 경우 3월부터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조달비용이 상승했고 실사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면서 "실제로 1월과 2월에 신규 PF가 양호했음에도 1분기 말 채무보증 잔액은 크게 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며, 자산유동화증권 전체 발행량도 3월을 기점으로 급감하는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