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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자회사인 BC카드와 KT에스테이트가 최근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효자' 계열사에서 영업이익 감소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구현모 KT 대표가 계열사 포트폴리오 개선을 선언하며 일부 자회사 매각 등 계열사 구조조정이 업계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종식 시기의 불투명성이 더해지며 KT에스테이트와 BC카드의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7% 감소한 383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기간 매출은 5조 8317억원으로 전년대비 1% 밖에 상승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 일부 그룹사 사업이 코로나19 영향을 받았으며, 특히 직격탄을 맞은 사업 분야로 '카드와 호텔' 부문을 꼽았다.
실제 BC카드는 국내 가맹점수수료 인하 영향과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침체로 매입액이 축소, 1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7.7% 감소한 7994억원에 그쳤다. 부동산 사업을 하는 KT에스테이트 수익 역시 코로나19 로 임대사업, 호텔사업이 저조해 전년대비 8.4% 감소한 1067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그간 그룹사 매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KT에스테이트는 구 전화국 부지를 기반 삼아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 결과 매년 매출 증가세를 보이며 2015년 3203억원, 2016년 3838억원, 2017년 5420억원, 2018년 5642억원을 기록했다.
최근엔 호텔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2018년엔 동대문 을지지사 부지에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을 오픈했으며, 지난해엔 구 신사지사 부지에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을 오픈했다. 호텔 내부엔 모기업의 AI 서비스인 '기가지니'를 탑재해 시너지를 도모하고 있다. 객실 내부 장비를 음성으로 조작함은 물론, 수건 등 편의용품을 요청하면 객실로 배달해 주는 '기가지니 호텔로봇'도 운영 중이다.
BC카드 경우도 연 최대 영업이익이 2000억원 수준을 유지하며, 높은 자회사 기여도 순위를 자랑하고 있다.
업계는 국내 코로나19가 '이태원 클럽發' 여파로 장기화되고 글로벌 종식 시기 여부도 알 수 없는 만큼, 양사가 향후 실적에서도 KT 영업이익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각에선 구현모 KT 대표의 '계열사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 물망에 오르는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구 대표는 취임 후 바뀐 경영 전략 중 하나로 '계열사 포트폴리오 개선'을 꼽고 있다. 지난 3월엔 국내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그룹사 '리스트럭처(restructuring, 구조조정)'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열린 KT 2020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구현모 대표 체제 KT의 새 전략 방향' 관련 질문에 윤경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그룹 경영에 있어 사업규모나 역량과 성장성, 시너지를 고려해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 진행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양사는 고수익의 매각 금액이 점쳐지는데다, 특히 BC카드는 최근 KT를 대신해 케이뱅크 유상증자 참여를 결정했지만 정치권의 반대 움직임이 일 것으로 예상돼 '계륵'이 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국회가 'KT 특혜' 논란으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 개정안을 부결시킨 상황에서, 대주주 적격성 문제를 자회사를 통해 해결하는 모습이 '꼼수'로 보여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고 이에 따른 종식 시기 여부도 불투명해 올해 'KT에스테이트-BC카드'의 수익성 여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기업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구 대표의 그룹사 포트폴리오 구상 작업이 한창인 현재, 두 계열사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