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2년새 77% '뚝'… 차입금은 '두 배'코로나19 여파 등 실적 저하 전망… 고배당 등 부담 여전
  • ▲ 연도별 영업이익. 자료=SK루브리컨츠. ⓒ한국신용평가
    ▲ 연도별 영업이익. 자료=SK루브리컨츠. ⓒ한국신용평가

    SK루브리컨츠의 차입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실적 부진으로 고배당 성향 등에 따른 부족자금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문제는 실적 부진의 반등 시점을 예단할 수 없다보니 재무건전성 회복 시점 역시 가늠하기 어렵다.

    21일 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1분기 SK루브리컨츠의 차입금은 연결 기준 모두 7399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857억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8년 1분기 3318억원 이후 2년 연속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2018~2020년) 영업성적 부진에 따라 자본금이 감소(1조4069억→1조1073억원, -21.2%)하면서 차입금의존도 역시 19.8%에서 66.8%로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2018년에는 0%였던 단기차입금 비중이 23.1%까지 늘어나면서 단기 유동성 리스크까지 떠안게 됐다.

    뿐만 아니라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벌어들인 돈이 갚아야할 이자에 비해 얼마나 많은지를 알 수 있는 이자보상배율은 1분기 기준 2018년 40.4p에서 올해 5.01p로 크게 떨어졌다.

    SK루브리컨츠는 2018년 이후로 수익성 하락에 따른 현금창출력 약화와 연간 3000억~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배당금 지급, 정기보수 투자 확대 등으로 차입금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리스회계 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2926억원도 계상되면서 순차입금이 크게 늘어났으며 올 들어서도 수익성 하락에 따른 현금창출력 축소, 배당금 5000억원 지급 등으로 1분기 기준 순차입금이 대폭 증가했다.

    실제로 2015년 이후 우수한 영업실적 및 경상적 수준의 투자 등을 바탕으로 연결 기준 연 평균 3600억원 상당의 잉여현금을 창출했으나, 최근 3년간 연 평균 3400억원의 배당소요가 발생하면서 부족자금이 다소 발생한 상태다. 1분기에도 5000억원이 배당소요가 발생하며 큰 폭의 부족자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송미경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대규모 배당소요가 현금흐름 및 재무구조상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실적 부진이 언제 끝날 지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18년부터 중급 윤활기유인 그룹Ⅱ를 중심으로 상당 규모의 신증설이 이뤄지고 미중 무역 갈등 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판매량이 줄어들었다. 1분기 기준 매출액은 7909억원으로, 전년 8841억원에 비해 10.5% 감소했다.

    올 들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윤활기유 및 윤활유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1분기 매출이 75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41% 줄어들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증설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로 판매량과 마진이 하락하면서 윤활기유와 윤활유 모두 이익 규모가 축소했다. 영업이익은 1284억원에서 442억원으로, 순이익은 903억원에서 209억원으로 각각 65.5%, 76.8% 급감했다.

    올 들어서도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판매량 감소,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관련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289억원) 34.6%, 순이익(235억원) 12.3% 감소했다. 2년새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70% 이상 줄어든 셈이다.

  • ▲ (좌측 세 번째부터) 황 레(Hoang Le) 메콩社 회장과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이 지분인수 계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
    ▲ (좌측 세 번째부터) 황 레(Hoang Le) 메콩社 회장과 차규탁 SK루브리컨츠 사장이 지분인수 계약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

    게다가 올해는 유가 급락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 제품마진 축소 가능성 등으로 매출 및 이익 규모가 더욱 축소될 전망이다.

    송미경 실장은 "운송 부문이 윤활기유 및 윤활유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의 단기적 수요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각국의 봉쇄 조치 및 사회적 거리두기는 인구 및 상품의 이동을 크게 둔화시키고 있으며 경기 둔화는 윤활유 교체 주기에도 일정 수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가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으로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올 초에는 미국과 이란간 긴장 고조 등으로 배럴당 60~63달러 수준으로 소폭 상승했으나, 이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등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으로 50~55달러 수준으로 하락했다.

    특히 3월 이후로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 연대체)의 감산 결렬 및 주요 산유국의 증산 경쟁 개시로 배럴당 20~30달러 수준으로 급락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주요 산유국의 증산 및 점유율 경쟁 등을 감안해 과거에 비해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중기적으로는 20~40달러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실장은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하반기 이후 윤활기유 및 윤활유 수요 회복은 예상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전체적인 시장 수요 감소가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유가 급락 및 수요 감소에 따른 실적 저하가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도 5000억원 규모의 배당이 지급된 점 △베트남 윤활유업체 Mekong 지분 49% 인수(360억원) △스페인 합작법인 일복(ILBOC) 생산설비 개조(Revamping, 317억원) 등 910억원가량의 투자가 예정됨 점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재무 부담 증가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원무 한국기업평가 전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는 배당 및 투자 축소, 제품 수요 및 마진 개선 등을 바탕으로 재무구조가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현재로서는 그 시기를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2019년 기준 하향 등급변동 요인을 충족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외부 변수 동향 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