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위장약 이어 당뇨약도 검출… 향후 이어질 가능성 높아대체약 없는 1차 치료제로 우려 높아… 일부 품목 제한 '한숨'평생 복용 환자들 불안·업계 경제적 손실 최소화 방안 필요
  • 고혈압약 성분 '발사르탄' 위장약 성분 '라니티딘'에 이어 이번에는 당뇨약 '메트포르민'까지 의약품 불순물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검출된 발암 추정물질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이 인체에 미치는 위해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는 입장이지만 연이은 사태에 환자들의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제약업계로서는 NDMA 검출 의약품이 사실상 시장퇴출되는 상황에서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의약품 불순물과 관련한 보다 정교한 예방책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최근 NDMA가 검출된 메트포르민 성분 의약품 31개 품목의 제조·판매중단 했다.

    이번 조치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식약처가 원료의약품에 대한 불순물 관리대책을 발표한 뒤, 싱가포르에서 메트포르민 성분 당뇨약 3개 품목의 NDMA가 검출되면서 시작된 결과다.

    특히 메트포르민의 경우 앞선 발사르탄, 라니티딘과 달리 제2형 당뇨병 환자의 1차 치료제로 대체의약품이 없다는 점에서 파장이 예고됐다. 결과적으로는 전체 완제의약품 288개 가운데 10.8%인 31개 품목, 시장규모로는 전체 3745억원 중 6.1%인 228억원 수준으로 마무리됐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비교적 적은 규모의 품목만 판매중단 되면서 한숨 돌렸지만 불순물 사태가 지속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은 확산될 수 밖에 없다.

    식약처는 "이번에 검출된 수준은 제품의 허가일로부터 올해 말까지 최대량을 복용했을 경우 추가 암 발생 가능성이 '10만명 중 0.21명'으로 우려가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고혈압,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평생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큼 불순물 검출에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며 "환자들의 불안이 지속되지 않고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불순물 관리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기준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식약처는 라니티딘 사태 이후 업체가 자체조사를 통해 NDMA, NDEA(N-니트로소디에틸아민), NMBA(N-니트로소엔메칠아미노부틸산) 등 불순물이 제조·보관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을 평가하고 그 결과를 이달까지, 시험검사 결과는 내년 5월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도 다른 약제에서 불순물 검출 상황은 언제든지 다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이러한 과정에서 환자와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메트포르민의 경우 우려가 높았던 이유 중 하나는 1차 치료제가 하나뿐이었다는 점이다. 따라서 1차 치료제에 다양한 약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현재 9가지 계열의 다양한 당뇨병 약제가 있다"며 "환자의 특성에 맞게 1차 약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험급여 기준을 개선하는 것도 1개 성분의 약제에 집중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NDMA 검출로 인해 해당 의약품이 사실상 시장퇴출되는 상황에 대한 보완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불순물 기준치를 초과한 의약품에 대해서는 판매중단 이후 안전성기준을 충족하면 빠르게 시장에 복귀할 수 있는 절차가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