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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업급여 설명회장.ⓒ연합뉴스
지난달에도 코로나19(우한 폐렴)발 고용 쇼크가 이어지면서 실업자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고용 충격이 장기화하면 대거 감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잠재적 실업자로 볼 수 있는 일시 휴직자까지 포함하면 일자리서 밀려난 노동자 규모가 229만8000명에 달한다.
취업자수는 석달 연속으로 줄었다.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10월 이후 넉달간 취업자 수가 줄었던 이후로 처음이다. 일할 의사는 있지만, 노동시장이 여의치 않아 일자리를 못 구한 구직단념자는 57만8000명으로 석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10일 통계청이 내놓은 올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자는 127만8000명(남자 73만7000명·여자 54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13만3000명(11.6%) 증가했다. 직장은 있지만, 일하지 않은 '일시 휴직자'는 102만명으로, 1년 전보다 68만5000명(204.0%) 폭증했다.
실업률은 4.5%로 1년 전과 비교해 0.5%P 올랐다. 5월 기준으로 199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다.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4.5%로 2.4%P 올랐다. 청년층 확장실업률도 26.3%로 2.1%P 상승했다. 나이별로는 50대(7만4000명·42.9%), 60세 이상(3만8000명·23.6%), 40대(2만8000명·17.5%) 등에서 증가했고, 20대(-8000명·-1.8%) 등에서 감소했다.
5월 취업자 수는 2693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9만2000명(-1.4%) 줄었다. 지난 3월 19만5000명, 4월 47만6000명에 이어 석달 연속 감소했다. 취업자 수가 석달 연속으로 줄어든 것은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넉달 연속 감소 이후 처음이다.
성별로는 남자 1538만2000명, 여자 1154만9000명으로, 각각 1년 전보다 15만3000명(-1.0%), 23만9000명(-2.0%)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2%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P) 내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이 되는 15~64세 고용률도 65.8%로 지난해보다 1.3%P 하락했다. -
- ▲ 실업자, 실업률 추이.ⓒ통계청
산업별로 보면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3만1000명·6.0%)과 농림어업(5만4000명·3.6%), 운수·창고업(5만명·3.5%) 등에서 늘었다. 운수·창고업의 경우 비대면 소비 확산으로 택배가 늘면서 취업자 수가 늘었다. 반면 도·소매업(-18만9000명·-5.1%), 숙박·음식점업(-18만3000명·-7.9%) 등은 코로나19에 따른 여파가 이어졌다.
2018년 4월 이후 줄곧 감소세를 이어가다 올 1·2월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반등했던 제조업은 3월 이후 석달째 감소세를 보였다. 3월(-2만3000명·-0.5%), 4월(-4만4000명·-1.0%)에 이어 5월에도 5만7000명(-1.3%)이 줄었다.
종사상 지위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가 39만3000명(2.8%) 늘었지만, 임시근로자는 50만1000명(-10.1%), 일용근로자는 15만2000명(-10.3%) 각각 줄었다. 취약계층의 일자리 충격이 이어지는 모양새다.
나이별로는 60세 이상에서 30만2000명(0.3%P) 증가했을 뿐 나머지 나이대에선 모두 감소했다. 40대 18만7000명(-1.7%P), 30대 18만3000명(-1.0%P), 50대 14만명(-1.7%P), 20대 13만4000명(-1.4%P)이 줄었다. 정부가 재정을 투입하는 노인 일자리사업이 비대면·야외작업을 중심으로 재개되면서 일자리 증가가 이뤄졌을 뿐 기업의 신규 채용 축소·연기로 취업문이 막힌 탓이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골목상권은 침체가 악화하는 모습이다.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8000명(2.9%) 늘었다. 반면 종업원을 둔 자영업자와 무급가족종사자는 각각 20만명(-12.6%), 5만명(-4.4%) 줄었다. -
- ▲ 5월 고용동향 발표.ⓒ연합뉴스
15세 이상 인구 4475만6000명 중 취업도 실업도 아닌 상태의 비경제활동인구는 1654만8000명으로 전체의 37.0%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만5000명(3.5%) 늘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2월 통계에서 2만6000명 감소를 보인 뒤 코로나19 영향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3월 통계부터 50만명 이상 급증세를 이어갔다.
최근 1년 내 구직 경험이 있고 취업을 원하지만, 노동시장의 사유로 일자리를 못 구한 구직단념자는 57만8000명으로, 지난해보다 3만9000명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도 3월부터 석달 연속 증가세다. '쉬었음'은 32만3000명(16.5%), 가사는 17만1000명(3.0%) 각각 늘고, 재학·수강은 10만9000명(-3.0%) 줄었다.
단시간 근로자는 급증했다. 눈에 띄게 줄었던 아르바이트 등 초단시간 근로자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서 고용충격이 다소 완화돼 증가로 돌아섰다. 취업시간대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일주일에 36시간 이상 일하는 취업자는 2036만5000명으로, 169만6000명(-7.7%) 줄었다.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554만5000명으로, 62만명(12.6%) 늘었다. 주당 1~17시간 단시간 근로자는 185만6000명으로 4만2000명(2.3%) 늘어 눈길을 끌었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접촉이 줄면서 아르바이트를 아예 안 쓰는 경우가 늘었다가 지난달 11일부터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방역이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하면서 단시간 아르바이트 시장에 숨통이 트인 것으로 풀이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