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기업 매출 대비 정부지원 살펴보니…중국 정부 中 6.6%, 미국 3.8%, 대한민국 '0%대'中 '반도체 굴기' 2배 성장… 인수합병도 공격적R&D-세제혜택 지원 등 국내 기업 정책적 뒷받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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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후 반도체 시장의 지각변동 대응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 내 한국의 반도체산업이 미국과의 점유율 격차는 크게 좁히지 못하는 반면 막대한 정부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점유율만 놓고 보면 미국은 지난 10년간 45% 이상의 점유율을 꾸준히 유지했다. 중국의 경우 2% 미만이던 점유율이 지난해 5%까지 2배 이상 증가하며 가장 큰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의 경우 지난 2010년 14%에서 2018년 24%로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19%로 줄었다. 유럽과 대만은 점유율이 9년째 정체를 보인 가운데 2011년 20%였던 일본은 10%까지 떨어지는 등 감소폭이 컸다. 

    반도체분야 국제학회(국제고체회로학회)가 매해 발표하는 채택논문 건수 또한 세계 반도체 시장점유율 통계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미국이 압도적인 우위를 유지한 가운데, 중국은 2011년 4건에 그치던 논문 건수가 2020년에는 23건으로 5배 이상 급증했다. 빠르게 연구실적을 쌓아온 중국과 한국의 반도체 기술격차는 점차 좁혀져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기술격차는 2017년 기준 0.6년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부상은 중앙정부 차원 경제개발정책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된 결과다. SMIC의 경우 매출 대비 6.6%를 정부로부터 지원받았고, 화홍(5%), 칭화유니그룹(4%)이 뒤를 이었다. 스위스(ST), 네덜란드(NXP) 국적 기업도 정부 지원 비중이 높았다. 

    눈여겨 볼 점은 이미 세계 시장 선두에 있는 미국 또한 주요 반도체기업에 세제혜택과 R&D(연구개발) 등의 명목으로  상당한 수준의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매출 대비 정부지원금 비중은 마이크론 3.8%, 퀄컴 3%, 인텔 2.2% 등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표기업 2곳이 각각 0.8%, 0.6%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은 또 인수합병에도 적극적이다. 2014년까지만 해도 누적 인수기업이 4개에 그쳤던 중국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29개의 기업이 외국 반도체기업 M&A(인수합병)에 뛰어들었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이어 미국도 산업 육성을 위해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이 놀랍다"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수출 제1의 상품인 우리 반도체가 지금의 세계적 입지를 갖추기까지 기업 홀로 선방해온 측면이 있다"며 "최근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에 더해 일본 수출규제까지 여러 악재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세계시장 입지 수성을 위해 우리도 R&D, 세제혜택 지원 등의 정책적 뒷받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