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T, 200억엔 출자해 JOLED 주식 11% 취득삼성·LG 피해 중형 디스플레이 공략 가닥中 OLED 굴기 속 日 협력…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위협"
  • ▲ JOLED 노미 사업장. ⓒJOLED
    ▲ JOLED 노미 사업장. ⓒJOLED
    일본과 중국의 OLED 공조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의 기술력과 중국의 자본을 결합해 한국이 지배하고 있는 OLED 시장에 도전장을 낸 것. 이들은 먼저 노트북과 모니터 등 중형 OLED 시장을 발판으로 점유율을 높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 산하 디스플레이 제조사 CSOT는 일본 디스플레이 업체 JOLED와 자본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앞서 TCL그룹은 계열사 CSOT가 300억엔을 JOLED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CSOT는 200억엔을 출자해 JOLED의 제3자 사모 증자에 참여, 전체 주식의 약 11%를 취득할 예정이다. 또 JOLED가 일본 내에 테스트 제작 중인 대형 패널 장비에 대한 투자비용으로 100억엔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

    지난 2015년 1월 설립된 JOLED는 OLED 재료 프린팅 성막기술, 산화물 반도체 기술, 플렉서블 패널 등과 관련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첫 프린팅 21.6인치, 4K OLED 패널 제품을 출하해 세계 첫 잉크젯 프린팅 OLED 패널 생산업체가 됐다. 세계 첫 잉크젯 프린팅 OLED 패널 생산라인인 5.5세대 생산라인은 지난해 11월 시운영 및 시제품 생산을 개시했다. 

    CSOT와 JOLED는 지난 3년간 잉크젯 프린팅 OLED 분야에서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양사는 산화물반도체, 프린팅 OLED 기기, 프린팅 공정기술, 잉크 재료, 플렉서블 및 보정 등 다방면에서 각사의 우위를 활용해 특정 규격의 리지드 및 플렉서블 대형 디스플레이 제품을 연구개발해 왔다.

    특히 프린팅 OLED 플렉서블 기술 분야의 기술 연구개발능력과 양산능력을 축적했다. 양사는 지식재산권 분야에서도 심도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신기술, 신제품 및 응용제품을 개발하고 장기적이며 안정적인 생산 환경을 조성했다.

    또 CSOT와 JOLED 및 관련 협력업체들은 대형 잉크젯 프린팅 OLED 장비의 설계에서 제조에 이르는 세부 공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해 잉크젯 프린팅 OLED의 상업 생산을 실현했다.

    이들은 우선 중형 OLED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JOLED는 10~32인치 중형 OLED 패널 개발·생산에 집중, 독자 개발한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중형 OLED를 본격 양산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소형과 대형 시장은 국내 업체들의 지배력이 공고한 만큼 아직은 정면 승부가 힘들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각각 스마트폰, TV용 OLED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점유율은 90%에 달하며 LG디스플레이는 대형 OLED 패널을 독점 생산하고 있다.

    노트북, 테블릿 등 중형 디스플레이 제품은 아직 LCD 비중이 높지만, 향후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는 OLED 패널을 채용하는 응용처가 점차 커질 것으로 분석하면서 모니터·노트북·태블릿에서의 매출도 1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중형 OLED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일본과 중국의 OLED 연합이 당장 위협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중국이 자본금을 바탕으로 OLED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LCD 관련 투자 지원을 사실상 중단하고 OLED 지원으로 전환하면서 중국의 OLED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자금력은 많지만 기술력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온 CSOT는 이번 JOLED와의 제휴를 통해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CSOT는 이미 중카이 첨단기술산업단지에서 11세대 OLED 생산라인과 8.5세대 모듈 라인을 건설하는 상량식을 열면서 시장 진입 준비를 공식화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JOLED는 삼성과 LG와의 투자 경쟁을 피해 초기에는 노트북, 모니터 등 중형 OLED 시장에 진출하겠지만, 사업 성과가 좋으면 차츰 소형과 대형 시장도 공략할 것"이라며 "중국의 OLED 추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협력은 국내 업체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