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에 BOE 패널 품질 인증 실패화웨이 공백 속 中 OLED 시장 공급과잉 우려내년에도 삼성·LG 양강 체제 구축 이어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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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삐걱거리고 있다. '치킨게임'을 통해 한국 패널업체들을 제치고 글로벌 LCD 시장은 장악했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OLED 점유율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에 출시 예정인 '아이폰13(가칭)'에 대해 ​​BOE의 OLED 디스플레이 품질 인증을 승인하지 않았다.

    BOE가 애플의 내년 신제품에 패널을 공급하지 못하게 된 원인은 제품 수율 문제로 풀이된다.

    기즈모차이나는 "BOE는 올 상반기 애플 전용 라인으로 알려진 면양 B11 라인에서 아이폰 OLED 패널 납품을 노렸지만 생산 수율이 20%로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은 BOE를 부품 공급체인에 포함시켜 리퍼브 부품용 BOE 패널을 채택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BOE는 '애플 생산라인'으로 불리는 몐양(绵阳)에 위치한 B11 공장에서 생산된 400만장의 패널을 미국으로 보냈다. 해당 물량은 테스트를 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지만, 지난해 LG디스플레이가 아이폰11 시리즈에 납품한 물량과 비슷한 수준이다.

    B11 공장은 BOE가 총 465억 위안(약 7조9782억원)을 투자해 건설한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이다. BOE는 내년 애플 공급망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BOE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기업으로, LCD 부분에서는 이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기업을 따돌리고 1위를 달성했다. 이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OLED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하지만 BOE의 최대 고객사인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메모리 등 핵심 반도체 조달이 불가피하게 되면서 스마트폰 생산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실제 화웨이의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5090만대로, 전년 동기 6680만대 대비 23.8% 감소했다. 올 2분기 20%에 달했던 점유율은 14%로 하락했다. 내년에는 한 자릿수 점유율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비리서치는 "OLED 대량 구매를 기대하게 만들었던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이 생기면서, 스마트폰용 OLED 시장의 성장이 당분간 둔화될 것"이라며 "이에 중국 내 OLED 시장도 극심한 공급 과잉 사태를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등 글로벌 최대 스마트폰 제조사를 고객사로 두고 있어 상승세가 기대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4분기에만 1억2435만대의 OLED 패널 출하가 예상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는 4분기 스마트폰 OLED 수요의 80%에 해당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플렉서블 OLED에서 후발주자와의 '초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LG디스플레이도 최근 출하량을 늘리며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기 시작했다. 지난 2017년부터 투자한 P-OLED 사업이 결실을 맺으며 지난해 애플의 '아이폰11 프로'에 패널 공급을 시작했고, 올해는 '아이폰12' 일부 모델에 OLED 패널을 납품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 해 500만대 수준이었던 LG디스플레이의 P-OLED 출하량은 올해 4배 증가한 2000만대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 4분기 모바일 OLED 시장 점유율은 삼성디스플레이가 80.1%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와 BOE가 각각 7.9%, 6.3%로 뒤를 이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BOE의 OLED 패널을 테스트했지만 여전히 애플의 요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는 내년 애플 신제품에 필요한 OLED 패널의 공급업체가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뿐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