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등 마트 노조 "임금 올려야" 주장사측 "창사 이래 최악 실적, 같이 살자" 갈등편의점업계 "알바보다 못 번다… 최저임금 삭감해야"
  • "인상vs삭감" 최저임금 인상을 두고 노사간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위기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노동계는 두 자릿수 최저임금 인상률을, 경영계는 ‘마이너스 인상률’을 각각 고수했다. 노사 간 간극이 커 최저임금이 코로나 불황 국면의 중대 변수로 부상했다. 

    ◆ 홈플러스 등 마트 노조 "임금 올려야" 주장

    3일 유통업계에서는 노·사가 임금인상을 두고 각기 다른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측은 임금 18.5%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최저시급 1만원 수준이다. 

    앞서 홈플러스 노사는 지난 4월 23일부터 총 7차례에 걸쳐 임단협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후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지난달 29일 최종 협상에 나섰으나, 이마저 결렬됐다. 최근 홈플러스 노조가 실시한 쟁의행위 투표에서는 79.8%의 찬성률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추후 논의 과정을 거쳐 파업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1인 가구 생계비 수준을 겨우 맞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비혼 단신 노동자 실태생계비는 218만 원인데 현 최저임금은 이에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회사 사내유보금을 사회환원해 최저임금을 인상하라”고 강조했다.

    경영난을 겪는 오프라인 유통업체 입장에선 노조의 요구가 버겁게 느껴진다. 홈플러스의 경우 지난해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38.39% 감소한 1602억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원으로 창사 이래 가장 큰 규모 손실을 냈다.

    이에 따라 처음으로 임원 임금 자진 삭감까지 나선 홈플러스는 노조 입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실적악화까지 고려하면, 노조측 요구를 다 들어줄 경우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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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의점업계 "알바보다 못 번다… 최저임금 삭감해야"

    편의점업계는 올해 최저임금을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편의점주들의 모임인 한국편의점주협의회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따른 경제위기를 반영하고, 자영업자와 근로자가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 2.87% 삭감(전년도 인상분) ▲주휴 수당 폐지 ▲최저임금의 업종별·규모별 차등화를 촉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5억8000만원 수준이다. 점주가 주당 50시간 근무한다고 계산하면 월 수익이 최저임금에 크게 못 미치는 99만원 수준에 그친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주들은 최저임금 부담 때문에 스스로 주당 70~80시간씩 일하는 건 기본이고, 가족까지 동원해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홍성길 정책국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소비가 위축되고 매출이 급감하는 가운데 과잉출점, 임대료 인상과 더불어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면서 자영업자들은 더 버틸 여력이 없다”면서 “6만여개 편의점 가운데 20%가 임건비와 임대료조차 낼 수 없는 적자 점포”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본사 역시 난감한 분위기다. 경기 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경영주의 부담으로 작용되고 이는 본사의 이익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편의점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년대비 객수가 현저하게 줄었다. 개강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학원가·대학가의 매출이 줄었고, 재택근무로 인해서 오피스 상권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주택가는 재난지원금으로 인해 슈퍼마켓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여기에 최저임금까지 인상되면 경영주에 타격을 미치고 이는 본사 수익까지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